[현대차그룹 분할합병] 4월부터 FCA-콘티넨탈 등도 분사 결정
분사로 미래차 개발에 R&D집중하고 의사결정 신속 효과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피아트 크라이슬러그룹(FCA)도 ‘분사(spin off)’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분할 합병을 결정한(3월28일)지 일주일 뒤인 4월5일. 세계 완성자동차 판매량 8위의 FCA그룹 이사회는 “FCA에서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를 2018년말~2019년초 분사한다”고 결의했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1919년 설립돼 1967년 FCA의 전신인 피아트그룹의 자회사가 됐다. 2016년 기준 매출액은 79억유로, 세계 30위권의 자동차 부품업체다.
세르지오 마치오네 FCA 회장은 “분사로 FCA는 핵심 포트폴리오(완성차)에 집중하고 마그네티 마레리는 (미래차 등) 성장전략에 유연성을 줄 수 있어, 주주가치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사는 오는 6월1일 발표될 FCA그룹의 2018~2022년 사업계획의 핵심”이라고 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분사 바람이 2018년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가 5월29일로 예정돼 있고, 미국의 허니웰과 스웨덴의 오토리브가 올해 3분기에 분사한다. 글로벌 5위 부품사인 독일의 콘티넨탈도 올해 분사를 목표로 JP모건을 금융자문사로 선정했다.
FCA그룹은 지프, 피아트,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등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자동차부품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거느린 자동차그룹이다. 덩치가 큰 탓에 최근 급변하는 자동차패러다임 변화에 대응이 늦다는 지적을 받았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조명,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 전통적인 차 부품회사였다. 최근에 삼성과 제휴를 맺고 차량용 화면표시장치와 자동차용 카메라 등 미래차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려 애를 썼지만, FCA그룹의 의사결정에 따르다 보니 독자적 의사결정이 느렸다. 분사하면 삼성과 제휴를 공고히 하고 미래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게 가능하다.
다른 자동차기업들도 FCA처럼 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차 개발회사를 떼어내고 있다. 허니웰은 터보차저와 전기자동차화 제품을 만드는 허니웰 트랜스포테이션 시스템과 화학 등 기타 사업을 하는 허니웰로 분리한다. 오토리브도 레이타, 시각장비 등 ADAS(자율주행시스템)를 개발하는 베오니어(Veoneer)와 에어백과 안전벨트 제조사인 오토리브로 분리한다.
컨티넨탈은 타이어를 떼내고 전동화와 자율주행차 부품 개발사를 분리할 예정이다. 2020년 매출 610억달러 달성 목표를 위해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전동화 부품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금융과 법률 자문사도 JP모건으로 선정했다.
엘마르 디겐하르트 컨티넨탈 CEO는 올해 열린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과거 10년간 성공했던 사업 모델이 향후 10년 동안에 적합하다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도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분사와 같은 흐름이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자동차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전통적인 자동차 비즈니스인 AS부품과 모듈(시트, 새시 등 종합부품)을 분사해 현대글로비스가 인수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존속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사업을 5조원에서 11조원(2025년)으로 키우고 연평균 8% 성장한다는 전략으로 기업가치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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