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향로 개인전, P21서 10일부터 6월10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어릴적부터 만화를 좋아했다. '밍키' 시미즈 레이코의 '달의 아이'부터 '세일러문'까지 소녀 변신 만화에 푹 빠졌다. 작가는 주인공이 변신하는 장면에서 에너지를 포착했고 그 에너지를 자신의 세계가 펼쳐지는 흰 캔버스에 추상형식으로 담았다.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연 윤향로(32) 작가의 작품이 P21 갤러리(서울 이태원동 위치)로 들어왔다. 이태원에서 다양한 관람객의 마음을 훔칠 윤 작가의 작품은 1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윤향로의 개인전 ‘서프렛픽토(Surflatpictor)’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윤향로 작가, '스크린 샷' 앞에서 89hklee@newspim.com |
스스로 '만화 애호가'라고 밝힌 그는 만화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대중문화에서 발췌한 이미지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변형 후 인쇄하거나 캔버스 위에 회화로 그려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무엇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변형하고 비틀어 보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작품을 기획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추상화로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이었다. 디지털 형식으로 작업하고 아날로그 형태로 또 한번 변신시켜 관객과 접점을 만든다. 주로 이미지 파일을 자르고 조정하고 변형하는 도구의 기능과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효과를 탐구한다.
작품 '스크린 샷'은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에서 주인공이 변신하는 장면에 쓰인 특유의 배경 이미지를 캡처해 이미지 변환 프로그램으로 변현을 가한 후 회화적 결과물로 도출한 것이다. 캡처한 이미지 일부를 어도비 포토샵에 콘텐츠 어웨어 기능(사진을 그대로 옮기는 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변형한다. 다시 인터페이스 캔버스로 가져와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해 산출된 디지털 이미지를 스크린에 재현한다. 그리고 에어브러쉬로 공기 중에 분사시켜 붓의 묵직함과는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윤향로 작가 89hklee@newspim.com |
윤향로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이 변신하는 장면에서 본 에너지 입자를 추상회화로 가져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애니메이션의 등장 인물보다 그 주변의 상황에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윤 작가는 DC코믹스 커버 200개를 수집해 커버 이미지로 100개를 재현했다. 작품 중 10점이 갤러리에 전시돼있다. 실제 DC코믹스 커버 크기로 만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윤향로는 “제목, 등장인물 등이 원본에는 있지만, 제 작품은 배경만 남기는 시리즈로 만들었다”면서 “만화책의 겉표면은 그 작품을 대표하는 장면이나 상황을 담는다. 저는 (커버에서)등장 인물과 텍스트를 다 뺐을 때 '어떤 풍경이 나올까'하는 궁금증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윤향로 작가는 오는 9월7일 개막을 앞둔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참여작가 43명 중 1인이다. 그는 비엔날레에서도 자신의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윤향로 작가 89hklee@newspim.com |
윤향로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평면조형전공으로 석사를 졸업했다. 지난해 두산갤러리 뉴욕(2017, 뉴욕), 원앤제이플러스원(2017), 인사미술공간(2014), 갤러리175(2012)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시립미술관(2018), 소더비 인스티튜트(2017, 뉴욕), 아뜰리에 에르메스(2017), 아라리오 갤러리(2016), 아르코아트센터(2015), 일민미술관(2015), 국립현대미술관(2015)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올해는 경기창작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비롯해 두산 레지던시 프로그램(2017, 뉴욕),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15) 등에 참여했고 SeMA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2017), 아르코 미디어 작품공모(2015), 인사미술공간 전시공모 지원(2014) 등의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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