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리니지M 1주년 기자간담회에 깜짝 등장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30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5년 12월 리니지 17주년 미디어 간담회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모바일 리니지 '리니지M' 지원사격을 위해서다. 좀처럼 언론 노출을 즐기지 않는 김 대표 성향을 감안하면 단일 게임의 1주년 기념 미디어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다소 파격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15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택진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
김 대표는 15일 열린 리니지M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10여분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리니지M은 우리 예상을 완벽히 초월했다. 그동안 PC 원작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시그니처 콘텐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면서 "이제 세상에 없었던 경험을 모바일 리니지 유저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리니지 출시 20년만에 리니지M만의 새로운 오리지널리티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은 엔씨소프트의 핵심 자산이다.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탄생시킨 모태 작품이기도 하다. 업계가 국내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이유 역시 리니지 IP 때문이다. 김 대표가 리니지에 가장 애착을 갖는 이유다.
'모바일 버전 리니지'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조원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3년여에 걸쳐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 달성 기록을 세웠던 '서머너즈워'의 기록을 1/3로 단축시킨 것.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 1조7587억원, 영업이익 585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 역시 리니지M이 견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원작인 PC 리니지와 리니지M의 결별을 선언한다"고 했다. 그동안 원작 리니지의 파생 게임 역할을 했던 리니지M을 따로 떼어내 독자적 IP로 키우겠다는 결정이다.
게임산업의 주류가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감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도 원작 리니지에서 리니지M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미다. 20년전 세상에 처음 공개한 리니지로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일궜듯이, 완전히 새로워진 '올뉴 리니지'로 모바일 사업에서의 새로운 20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TV를 통해 방영된 광고 '리니지M 일식집 편'은 리니지M에 대한 김 대표의 애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다. 광고에선 일반 이용자가 "꿈에 김택진이 나왔다"며 리니지M 아이템 뽑기를 시도하는데, 뽑기에 실패한 뒤 "김택진 이 XXX"라고 비난하는 익살스러운 장면이 나온다. 이에 옆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던 김 대표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기침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직후 "쿠폰이 어딨더라"라는 대사로 오는 6월 진행할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암시하기도 했다.
잦은 언론 노출을 꺼리며 은둔형 경영자로 설명되던 김 대표의 평소 면모를 감안하면 자사 TV 광고에 직접 등장하는 것 역시 파격적인 행보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2년반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한 김택진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
김 대표의 이같은 전폭적 지지 속에서 '뉴 리니지M'은 이제 새로운 게임으로 변모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그래픽이 바뀐다. 엔씨소프트의 전사적 그래픽 역량이 리니지M에 이식된다. 3~40대 '린저씨'들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평가 속에서 그동안 리니지M이 의도적으로 고수해 온 2000년대식 그래픽은 없어진다. 김 대표는 "리니지 그래픽의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월드와이드 버전 리니지M'을 개발해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북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용팀을 꾸리고 개발을 진행중이다. 구체적인 해외 진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시장은 판호 발급 문제로 구체적 일정을 밝히긴 어렵지만 충분한 사전 준비를 통해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천만 그 이상의 유저를 위한 과감한 발돋움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글로벌 유저 대상으로 완전히 바뀐 '올뉴 리니지'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