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무역주의, 금융규제 완화 등 약달러 압력
하반기 달러인덱스 88~89 하락 예상돼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올해 하반기까지 달러 약세 흐름이 진행되겠으나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진국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이 존재하지만 보호무역주의와 금융규제 완화 등 정책 환경과 세계경제 상승세로 인해 약 달러 추세는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달러화지수(DXY) 추이 및 전망<자료=신한금융투자> |
하건형,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6일 '약 달러 추세 유효, 속도 완만' 보고서에서 세 가지 이유로 하반기 달러 약세를 전망했다.
우선, 달러를 제외한 선진 및 신흥 통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장기 평균을 각각 8%, 2% 하회해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것. 특히 선진통화는 역사적 수준의 저평가에 있어 모멘텀만 더해지면 달러 약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번째로 세계경제 상승세다. 2분기부터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기저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지표 반등이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경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하건형 연구원는 "세계 경제 상승세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며 이는 완만한 약 달러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정책 환경도 달러화 약세에 우호적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약 달러 환경을 조성하며 미 의회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금융규제 완화 역시 약 달러 압력을 가한다. 해외투자가 확대돼 달러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서는 "선진국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강 달러 압력이 존재해 달러화 약세는 지난해보다 완만할 것"으로 보았다.
유로존과 일본에서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ECB와 BOJ는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금리 인상 가속화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경제 상승세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확대되고 약 달러를 지지하는 정책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은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은 달러 약세를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이유로 보고서는 하반기까지 달러인덱스는 88~89 수준으로 내려가는 완만한 약 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유로존 1분기 성장률 2.5%는 전분기(2.8%)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나 2011년 1분기와 지난해를 제외하면 지난 10여년 동안 한차례도 달성한 적 없는 수치"라며 "성장률로만 볼 때 적어도 유로존 경기는 악화 국면이라기 보다는 기대 보다 소폭 낮은 속도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중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달러강·유로약 움직임은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라기 보다는 시장의 과도한 기대에 따른 실망감의 표출"이라며 "향후 경기상황이 반영되며 정상적인 움직임으로 회귀할 것"으로 판단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