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국에 힘 보태는 한편 북한 경제 개방 겨냥한 사전 포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VK 싱 인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5~16일 이틀간 북한을 방문했다.
인도 고위 정책자의 방북은 20년만에 처음인 데다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싱 장관의 이틀간 방북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인도 외교부는 정치 및 지정학적 쟁점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싱 장관은 해당 부처 관료들을 대동하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박춘남 문화상을 만나 정치와 경제, 교육, 문화, 여기에 지정학적 사안까지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회담을 가졌다.
인도 장관급 정책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인도는 북한과 45년에 걸쳐 외교 관계를 지속하고 있고, 소규모의 대사관도 두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경제적 교류와 지원에서 사실상 발을 빼고 있었다.
인도 고위 정책자의 전격적인 방북에 외신들이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도 외교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 역시 지정학적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인도의 이번 방북이 두 가지 목적을 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한반도 비핵화에 힘을 보태는 한편 북한의 경제 개방에 선제적인 포석을 두려는 움직임이라는 진단이다.
뉴델리 소재 국방분석연구소(IDSA)의 프라산트 쿠마 싱 연구원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인도 정부가 미국과 동맹국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방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에 대해 누구도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불발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저버 리서치의 하쉬 팬트 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방북은 북한을 둘러싼 여건이 변화하는 틈을 타 소원했던 대북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