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구본무 LG 그룹회장이 결국 지난 20일 8000만원짜리 시계 주인을 찾지 못하고 타계했다.
그룹 경영과 함께 야구를 사랑했던 구본무 회장은 3번째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위해 이 시계를 샀다. 1998년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세 번째 우승을 기원하며 해외 출장 도중 롤렉스 시계를 덜컥 구매했다.
구본무 회장이 1990년 창단 첫해 우승 축하 리센션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트윈스> |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우승 이후 4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1997년과 1998년에는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구본무 회장은 생전 “8000만원짜리 시계를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회장은 시계를 전달하지 못하고 잠들었다. 그후 시계는 LG 트윈스 사무실 금고에서 20년째의 세월을 맞고 있다.
1995년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故 구회장은 1990년 MBC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역임하는 등 2007년까지 LG 구단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LG’는 당시 그룹사의 영문 이름이었던 럭키 금성(Lucky Goldstar)에서 하나씩 가져왔다. ‘트윈스’는 그룹 사옥인 쌍둥이 빌딩 이름이다.
LG 트윈스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 ‘가을 야구’를 누리지 못했다. 2013년과 2014년, 2016년에는 포스트시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선수들은 구 회장이 돌아가긴 날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근조 리본을 달고 뛰었다. 관중석에서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를 운영하지 않았다. 올 시즌 6차례 한화를 만나 처음 ‘조용한 승리’를 가슴에 묻었다.
시계와 함께 1995년 스프링캠프 선수단 회식에서 내건 ‘3번째 우승 축하 기념주’는 LG 트윈스 이천 챔피언스파크(2군 구장)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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