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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정인 특보, '판문점 선언과 한반도 정세전망' 기조강연

기사입력 : 2018년05월25일 16:11

최종수정 : 2018년05월25일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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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과 한반도 정세전망' 토론회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기조연설 전문이다.

작년 한 해 한반도는 전쟁과 평화의 교차로에 서 있었습니다.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가장 첨예한 안보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해도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사진=청와대>

김정은의 핵 야망과 무모한 군사 도발, 도널드 트럼프의 공세적 수사와 군사 행보,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강경 기조, 여기에 안보 문제를 둘러 싼 한국 사회의 양극화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매우 위중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5월 9일 취임과 더불어 이러한 안보 딜레마에 봉착해 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맞으면서 지난 4월 27일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6월 12일에는 북미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마치 한편의 초현실주의 반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한반도 분단, 전쟁, 그리고 비극의 살아있는 상징이었던 판문점. 그곳에서의 12시간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평화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고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겨레와 전 세계 앞에서 엄숙히 천명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서명식을 보던 북 김여정의 “현실인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다는 감동 어린 발언처럼 이는 한 편의 초현실적인 영화를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지난 한 해 우리 모두 극심한 위기감과 전쟁의 공포에서 몸서리 쳤던 것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 합니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대한민국 정부의 슬로건에 요약되어 있듯이, 남북은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2007년 1,2차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지난 두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했던 저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훨씬 돋보인다고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 신뢰구축과 군축,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체제와 비핵화에 대한 실속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판문점 정상회담은 남북관계 정상화 부분에서 중요한 합의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양 정상은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개성지역에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하였습니다. 더구나 이산가족 문제에도 큰 진전을 보았습니다. 올해 8월 15일 광복절에 이산가족·친척상봉을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07년 10.4 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이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을 명시했습니다. 양 정상 모두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 나가기로 했습니다. 상호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 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 대책을 취하기로 하였으며,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판문점 선언은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켜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도 했습니다. 또한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안에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여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양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준수하는 동시에 비핵화를 위한 국제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했습니다.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가장 왼쪽) [사진=뉴스핌DB]

판문점 정상회담의 평가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여러 면에서 돋보인다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이 내거는 목표가 담대하고 파격적이라는 점입니다. 70년 가까이 묵은 전쟁을 그 것도 금년 안에 종식시키고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만들겠다는 두 정상의 의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반도 전쟁과 평화의 문제 대한 점진주의적이고 중장기적 접근에 길들여져 온 우리에게 이

두 정상의 의기투합은 참으로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의제 설정에서도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남측은 구체적 합의를 원하는 반면 북은 원론적인 포괄적 합의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이 두 시각을 절묘하게 절충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남측은 기능주의와 ‘쉬운 것부터 먼저, 어려운 것은 나중에 (先易後難)’ 원칙에 의거 경제나 사회문화 부분의 협력을 주장하는 반면, 북한은 정치, 군사 문제가 풀리면 다른 모든 게 풀린다는 ‘톱 다운’ 방식의 일괄타결을 고집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차이점을 극복하고 전쟁 종식, 평화체제, 그리고 비핵화와 같은 핵심 의제에 쉽게 합의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문에 명문화 한 것도 획기적이라 하겠습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우리 측이 강조했던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였습니다. 그 만큼 우리 국민의 관심도 지대했던 것입니다. 사실 과거 북한의 입장을 보면 핵 문제는 오로지 미국과 북한 간 문제이기 때문에 남측은 낄 여지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무기 없는 한반도의 구현’을 서면 상으로 확인 했습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또한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 대해 전례 없이 보도하면서 이를 기정사실화 했습니다. 더욱이 파격적인 것은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은 아직 사용 가능하고, 5월 중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 및 기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폐쇄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번 회담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정책적 행보 또한 충분히 실용적이었고 현실적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의 선제조건으로써 주한미군 철수, 축소나 한미동맹의 지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대화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 그리고 미국을 겨냥해 핵무기를 쏠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미국과 자주 대화해 신뢰를 쌓고 종전선언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한다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 같은 발언이 그 자리를 메웠습니다. 뒤집어 말해 남측이 바라는 대로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지고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실현된다면, 북측도 그에 상응하는 비핵화 노력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역시 전례 없이 고무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양국 정상은 과거의 합의와 선언을 이행하지 못했던 점에 주목하며 이번에는 합의 사항들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언문에 포함된 합의 사항들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구속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주요 회담과 행사 날짜를 선언문에 매우 구체적으로 박은 것도 과거와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고위급 회담, 정상급 군사회담, 그리고 적십자 회담이 5월 중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8월 15일에 진행됩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금년 가을 평양 방문도 구체적으로 적시했습니다. 이는 예전의 사례로 보아 매우 특이하다 하겠습니다.형식과 상징 면에서도 이번 판문점 회담은 의의가 크다 하겠습니다. 가장 극적인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땅을 밟는 장면입니다. 처음 있는 일이지요. 그 뿐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그 순간, 문재인 대통령은 “나는 언제나 북한에 가볼 수 있나요?”라고 말을 하자, 김 위원장은 “지금 함께 넘어가 보지요”라고 응수하며 문대통령을 북으로 이끌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것을 단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우리 민족 모두에게는 엄청난 함의를 가지는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이 두 정상이 보여 준 것은 군사분계선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인위적인 경계선인가 하는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를 허물어 자유롭게 왕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입니다. 연출 없는 김정은 위원장의 즉흥적인 행동이 우리 겨레 모두에게 감동으로 닥아 왔던 것입니다. 북한 대표단의 구성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과거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원맨쇼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국방, 외면담 했을 때 분명히 들어 났습니다. 그리고 국정원 등 국내 관계자들이 숱한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과 협의하고 설득한 것도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되었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작년만 해도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컸었습니다. 외교적 노력 보다는 최대한의 압박과 강압, 그리고 군사행동을 암시하는 그의 행보는 우리 모두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서 행한 연설에서처럼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통해 ‘북한을 완전히 파괴’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많았지요. 그러나 북한에 대한 최대한 압박과 강압, 그리고 문 대통령의 대북 접근에 대한 격려와 지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 전략이 절묘하게 먹혀들었다고 평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을 이행해 나가는 데는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묵은 한반도 갈등을 짧은 시간 내에 항구적인 평화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두 숙적끼리 군사 긴장완화, 신뢰 구축, 그리고 단계적 군축을 해 낸다는 것은 간단치 않은 과제입니다. 1993년부터 지속되어온 북핵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문제시 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 시설, 물질 및 핵탄두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의향이 진짜 있는가하는 점입니다. 회의론자들은 그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기반 한 점진적이고 동시적인 교환 방식을 강조하며 과거와 같은 살라미 전술을 취할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는 북한 내부 불확실성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김 위원장이 군부를 통제하고 있다 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합의 이행을 군부가 순순히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이 과거처럼 비핵화의 초기 단계에서 실리만 챙기고 다시 협상을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국이나 미국 모두 이러한 북의 살라미 전술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그러한 전술을 추구한다면 이번 합의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과거의 패턴과 죄와 벌의 반복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군사 행동과 전쟁 가능성을 키우면서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인지,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북한은 이러한 과거의 관행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얻어내면서 북미 회담의 토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비핵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할 것입니다. 미국의 포괄적인 원샷딜과 북한의 점진적이고 동시적인 접근 사이에 타협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살리기 위해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하며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이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중차대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하겠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여 북한 비핵화에 결정적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더할 나위없는 호재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실패로 돌아간다면 한반도는 또 다시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회귀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역사 속의 인물이 되고 싶어 하는 개인적 욕망과 국내 정치적 이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고 싶어 합니다.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서 과거와 다른 파격적인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한국도 국내 정치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당장 정부가 바뀌어도 합의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비준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보수 야당의 반대는 만만치 않습니다. 이처럼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성공적인 이행에는 여러 장애물이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 전망 앞으로 3주 후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큰 그림이 결정됩니다.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6월 12일에는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야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 이행도 가능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고 그 결과도 성공적일 것이라고 점 쳐봅니다.

그러나 우려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최근 한반도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17일 북한 외무성 김계관 제1 부상은 담화문 형식으로 미국에 의미심장한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측에 상호존중의 자세를 취할 것과 일방적 항복을 강요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경제적 구걸을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는가 하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죤 볼턴 국가 안보보좌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비판의 강도로 보아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깰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백악관도 북한의 이러한 비판을 의식, 미국이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 트럼프 모델을 채택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12일 정상회담이 열리고 끝나는 순간까지 기다려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남북문제도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북측은 지난 5월 16일 예정된 남북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유감을 표명했고 조속한 회담 재개를 촉구 했습니다만 이에 대해 북측은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 기자에 대한 답변 형식을 빌려 조국평화통일 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은 두 가지 회담 연기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나는 ‘맥스선더’ 한미연합공중훈련에 전략 무기를 전개한 것을 두고 이를 판문점 선언 위배라는 들고 나온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태영호 전 북한 공사의 국회 발언과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 입니다.

답변 말미에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내비추었지만 전망이 그리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지난 19일 북한 적십자회 대변인은 기획탈북 의혹을 받고있는 중국 닝바오 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을 송환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라고 우리 정부 측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 역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렇듯 남북관계에도 난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중국 변수도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2차 회동 이후 북한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물론 시 주석은 일관되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현안 문제의 타결’을 주장해 왔지만 북한 비핵화의 방법론에서는 미국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쌍중단, 쌍궤병행’을 포함하여 북한이 선호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점진적 해법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가 북미정상회담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듯 한반도 정세는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기는 합니다만 극복 불가능한 난제들은 아닙니다.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입니다. 그리고 5월 25일 ‘맥스 선더’ 한미공중훈련이 끝나고 나면 남북 고위급 회담도 열리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미중 무역 마찰이 타결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미중 간 정책 조율도 무난히 이루어 질 것입니다. 따라서 한반도 정세에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맺는 말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이전부터 오랫동안 간직해 온 목표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역사적 발판을 만들어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일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로 향하는 길 위에는 숱한 제약과 도전이 숨어 있습니다. 이 냉엄한 현실을 한결같이 인식할 때라야 최종 목적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동안 신중하고 끈기 있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서운 속도로 전개되는 ‘한반도 평화의 봄.“ 천신만고 끝에 찾아온 이 역사적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평화가 일상적인 것이었으면 좋겠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문재인대통령의 소회입니다. 우리 모두다 함께 핵무기 없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그 소회가 현실화되는데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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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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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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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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