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헤지펀드 포비아, 장투와 먹튀사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홍승훈 증권부장 = #. 김장투씨는 10년 넘게 보유하던 집을 작년에 팔았다. 20% 남짓 수익을 냈다. 지인들에게 기분좋게 술도 한잔 샀다. 그런데 요즘 배가 살살 아프다. 팔았던 집이 이후 1년새 두배나 올랐다. 이 집을 매입했던 이단타씨는 100% 가까운 수익을 내고 집을 다시 팔았다. 세금은 냈지만 아주 만족스럽다. 10년 이상 집을 보유했던 김장투씨는 착한 투자자고, 1년만에 판 이단타씨는 나쁜 투자자일까.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엘리엇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던 현대차그룹을 공격했고 일단 1라운드 승리를 거뒀다. ISS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달은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합병 반대 의견이 주효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나 의결권 자문사들 역시 대부분 엘리엇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1%대 지분만으로 거둔 엘리엇의 가성비 높은 쾌거다. 결국 현대차가 애초 계획을 접고 한발 물러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알다시피 엘리엇은 시체를 뜯어 먹는 독수리(Vulture)처럼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행동주의 펀드다. 장기투자는 안중에 없고 단기 시세차익에 온 힘을 집중한다. 엘리엇 압박에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오너들이 백기를 들기도 수차례. 애플, GM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벌처펀드 공격에 수십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을 늘리기도 했다.

엘리엇이 우리 사회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2015년이다. 엘리엇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며 당시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했다. 지금도 엘리엇은 우리 정부와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으로 분쟁중에 있다.

비슷한 먹튀 펀드는 많았다. 외환은행을 샀다가 팔아 5조원 가까운 거액을 벌어간 론스타, SK를 공격해 8000억원 넘게 벌며 당시 기업들을 벌벌 떨게 했던 소버린, KT&G를 슥 한번 훓고 지나가며 한국 사회에 경각심을 줬던 칼 아이칸. 한번쯤은 들어본 글로벌 펀드들일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이 같은 펀드를 투기자본, 먹튀라고 비난하고 폄훼한다. 기업의 중장기 성장을 갉아먹고 단기 차익만을 노린다고.

#. 앞서 언급한 김장투씨는 착한 투자자, 이단타씨는 나쁜 투자자일까. 투기적인 거래는 시장의 어쩔수 없는 속성이다. 제도로 부작용을 완화하고 줄일 순 있어도 주택시장, 주식시장에서 투기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거부할 수 없다.

엘리엇같은 벌처, 헤지펀드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이어진 우리 재벌들의 구시대적 지배구조, 족벌경영, 정경유착이 만들어낸 한국 사회의 단면을 파악해 공격에 나선 것이다. 만일 현대차가 앞서 한전 부지를 좀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했다면, 그 돈으로 글로벌 전기차 등 알짜기업을 인수하는데 썼다면, 현대차그룹의 재무제표는 지금 이대로였을까. 게임의 판도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랬어도 해외는 물론 벌처펀드들의 행태를 모를리 없는 우리 기관들이 엘리엇 손을 들어줬을까.

앞서 공격받은 삼성, 지금의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이 같은 헤지펀드 공격에 무방비로 공격받을 기업은 수없이 많다. 승계 등을 위해 대주주 중심의 이익만 좇고, 오너의 주택공사 비용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가족기업 키우려고 계열사들을 동원하고, 세상 무서운줄 모르는 오너 2,3세들의 갑질이 판치는 우리 현실에서 벌처펀드들이 침을 흘릴만한 기업들은 늘 수밖에 없다.

먹튀는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이상 비난만 할 이슈가 아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회사와 동거동락하며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때까지 가겠다는 순수한 주주는 없다. 또한 한국 경제는 이미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판 안에 들어와 있다. 국적이 큰 의미도, 근거도 되지 못한다. 외국자본의 긍정적 기능을 주장하는 것이 한국 정서상 불편한 것도 사실이나 국부유출, 먹튀라는 주장 역시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는 지금,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다.

#. 다만 공격받는 기업들에게 방어권을 주는 것에 대해선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상적인 기업활동, 비즈니스에 집중해야 할 기업의 핵심 인재들이 경영권 방어전략 짜기에만 매달리게 할 순 없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기업 경쟁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 현행 상법은 주주평등 원칙에 1주당 1개의 의결권만 부여한다. 시대가 변했으니 이제는 손질이 필요하다. 주식보유 기간에 따라 의결권을 달리 부여하는 일종의 차등의결권도 대안이다. 예컨대 10년 보유한 주주에겐 3개의 의결권을, 5년은 2개, 그 이하는 1개를 주는 식이다. 알리바바 IPO를 놓친 싱가포르가 최근 비슷한 사태가 또 벌어지자 차등의결권을 연내 도입키로 한 것은 참고할 만하다.

기업들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쉬울때만 주주 찾지말고 평시에 잘하자. 우선 배당 스탠스는 더 오픈해도 된다. 과거 급성장해온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선 주가 상승에 따른 캐피탈게인을 얻는데 치중했지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저금리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그렇지 않다.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은 15% 안팎에 머문다. 2009년 22%까지 올라간 코스피 기업의 배당성향은 다시 떨어져 10%대 초반까지 갔다 지난해 겨우 10%대 후반에 도달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과 인도만 해도 배당성향이 30%를 넘는 시대다.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