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IG넥스원·KAI 등 해외로 '눈'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 평화정착 분위기에 국내 방산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군비 경쟁이 축소될 경우 방산업체들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산업체들은 중동 등 해외 정정 불안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통해 내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국방비 감축이 국내 방산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로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들은 유럽과 미국, 중동 등으로의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1위 방산기업 한화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 지사를 설립했다. 한화에 따르면, 미국의 한해 국방비는 2016년 기준 6110억 달러로 전 세계 국방비의 36%를 차지하는 1위 시장이다. 그 중 워싱턴D.C.는 각국에서 모인 방산 이해관계자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마케팅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방위산업체 등과 폭넓은 관계망을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업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방산 부문 매출을 2025년까지 12조원 대로 끌어올려 글로벌 10위권의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이미 수 년 전부터 해외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중동과 중남미, 아시아 지역 등을 전략 시장으로 설정하고 해외 수주마케팅 활동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212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6.1%에서 2017년 12.5%, 2018년 1분기에는 18.8%로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국내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 수입국가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현재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교체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430대의 T-38 전투기를 T-X 항공기 350대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KAI의 초음속 항공기 'T-50TH' [사진=한국항공우주] |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APT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초 미국은 APT 사업 입찰자를 지난해 결정하려 했으나, 현지 사정으로 미뤄지고 있다. KAI는 고등훈련기 'T-50'를 개조한 'T-50A' 모델을 앞세워 이번 수주를 따낸다는 각오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모두가 평화를 바라지만 적당한 긴장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방산업체로선 어쩌면 숙명과 같은 상황이 있다"며 "현재 방산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매출은 한계가 있고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남북 평화체계 구축 이후에도 동북아지역의 군비경쟁을 감안할때 군비통제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관계가 호전되어도 일본, 중국, 러시아의 방위력 증강, 영토 관련 분쟁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의 군비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며 "동북아 안보상황은 남북의 관계 호전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군축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