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노선에서 대화노선으로 선회 배경 분석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노선에서 대화노선으로 선회한 배경에 미 중앙정보국(CIA)의 인물 분석이 있다고 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이 미 정부 관계자를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CIA의 보고서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서구 문화에 강한 동경과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는 인물 ▲역대 북한 지도자 중 가장 교섭하기 쉬운 상대 ▲미국이 포섭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해당 보고서는 CIA 내에서 대북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하는 '조선미션센터'가 정리한 것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고방식이나 성격에 관한 프로파일링(인물상 추정 분석) 보고서다. 지난해 5월 센터장이었던 앤드류 김이 조사를 지시해, 지난 가을에 완성됐다.
신문에 따르면 CIA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북한 총서기의 후계자로 부상할 때부터 인물상을 추정하기 위해 여러차례 분석을 해왔다.
CIA는 김 국무위원장이 스위스에서 유학했던 경험이나 외국인사들과의 교류를 분석하는 것은 물론, 스위스 유학 당시 동급생과 북한에 방문했던 전 NBA 스타 데니스 로드맨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또한 김정일의 요리사로 김정은의 어린시절을 지켜 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의 저서도 분석했다.
보고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CIA장관(현 국무장관)이 지난 가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꼬마 로켓맨", "북한을 완전히 파괴한다"고 발언하는 등 김 국무위원장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지만 도발적인 발언은 가을을 기점으로 서서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엔 트위터에 "친구가 될 수 있는 노력을 해보자. 언젠가 실현될지 모른다"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신문은 "이런 류의 분석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전 CIA 분석관이었던 수 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북한 관련 정보는 극단적으로 한정된 것들"이라며 "소년기에 대한 증언을 통해 현재의 정책판단능력을 분석하는 건 대단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협상 전문가를 자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김 국무위원장에게도 강한 동기가 있다"며 "정상회담이 성공한다면 김일성이나 김정일도 하지 못했던 '불구대천의 원수'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란 성과를 얻을 수 있고, 제재 해제나 경제 지원을 통해 현재의 경제난도 타개할 수 있단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