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에 도전장…월 1000대 이상 판매 목표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포드코리아와 한국지엠(GM)이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픽업트럭은 투박한 이미지와 낮은 연비로 ‘용달차’ 취급을 받았지만, 디자인과 주행성능, 가성비가 크게 개선되면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레저인구가 증가하는 점도 한 요인이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드코리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대형 픽업트럭인 ‘F150’을 출시,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와 관련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지난 8일 부산국제모터쇼 개막식에서 뉴스핌과 단독으로 만나 “F150의 국내 출시를 고려한다”라며 “들여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 묻자 그는 “각종 언론에서 올해 도입을 보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이 돼 봐야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드 F150.[사진=포드코리아] |
F150은 37년간 미국 트럭부문 최다판매를 차지한 모델로, 길이 6m에 육박하는 대형 픽업이다. 지난 1977년 출시 이후 미국 내 부동의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 유통되고 있는 물량은 RV모터스 등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것으로,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7579만원이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인 6만3000달러(6700만원)보다 879만원 높지만, 세금을 감안했을 때 큰 차이 없다.
포드코리아는 국내 픽업트럭 수요 대비 까다로운 인증 절차와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했을 때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 F150 도입을 미뤄왔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월 4000대 가까이 팔리는 등 판매가 늘어나자, F150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정 사장은 “유통업체들의 판매량이 연 300대 정도인데, 1000대까지 늘릴 수 있다면 충분히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GM도 내년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수입‧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 및 마케팅 부사장은 6일 오후 열린 부산국제모터쇼 전야제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콜로라도 도입 시점에 대한 질문에 “(콜로라도를) 내년 국내에 출시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콜로라도는 지난 2016년 북미 출시한 모델로, 미국에서는 3만 달러(324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GM은 이번 모터쇼 전시부스에 콜로라도를 전시, 차후 수입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쉐보레 콜로라도.[사진=한국GM] |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연간 3만대 규모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를 제외하곤 마땅한 모델이 없다. 포드코리아와 한국GM이 픽업트럭 국내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산 대형 픽업트럭은 트럭보다는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깝고 개성도 강하다. 트럭인 만큼 적재함 용량이 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화물도 실어 나를 수 있다. 실용성이 SUV보다 낫다는 평이 나온다.
또, 엔진 다운사이징과 차체 경량화로 연비를 개선했다. 실제 포드 ‘F150’은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엔진도 터보를 적용해 배기량을 3.5ℓ까지 낮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국내 법규상 화물차로 분류돼 취득·등록세율이 낮아 젊은 층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