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4600원 판매…1년 전 평균 5571원
닭고기 도매 가격 1164원, 평년 대비 25% 감소
과잉 공급 원인‥ 업계 "소비자가 연동 아닌데요"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마트에서 생닭 4000원대에 팔던데 음식으로 사먹으면 왜 이렇게 비싸?"
산지 닭고기 가격이 폭락했다. 몇 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시즌과 초복 등 닭고기 소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마트 가격 하락폭이 작고, 더구나 치킨이나 삼계탕 등 업소에서 사먹는 닭고기 음식 가격은 최근에 되레 오르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닭고기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에 따른 혜택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나온다.
◆ 닭고기 가격 폭락했다는데, 마트는 찔끔 내려
25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생닭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25일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생닭 한 마리(1kg)를 46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2일 소매 가격은 도계(중품/kg)를 기준으로 평균 4735원이었다. 1개월 전 가격은 4749원이며, 1년 전과 평년 가격은 각각 5571원, 5783원이다. 평년 가격과 비교했을 때 18%나 떨어진 셈이다.
같은 날 산지 닭고기(육계/kg) 도매 가격은 1164원이었다. 평년 가격인 1549원과 비교하면 24.9% 급락한 수치다. 지난달 하순 1252원과 비교해도 7%나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가격 급락의 원인으로 공급 과잉을 꼽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 이후에 농가에서 여름 성수기철을 겨냥해 공급량을 대거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닭 판매가격도 다소 떨어졌지만 치킨이나 삼계탕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올해 들어 가격이 인상됐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중간 단계에서 과하게 비용이 추가됐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40대 주부 A씨는 "생닭 가격이 떨어지거나 생산 농가가 어렵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는 와닿지 않는 얘기"라며 "특히 외식 물가는 올라서 전혀 체감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치킨 가격은 최근 배달비 유료화가 도입되면서 오히려 2만원대까지 올랐다. 삼계탕 가격도 1만원대를 훌쩍 넘는다. 삼계탕 한 프랜차이즈에서 한방 삼계탕 가격은 1만4000원, 헛개 삼계탕 1만6000원, 총명 삼계탕은 1만7000원이다. 서울 종로구에 유명 삼계탕 매장에선 토속 삼계탕 1만6000원, 산삼 삼계탕 2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 직장인 B씨는 "서울 시내에서 몇 년 전 만해도 1만원 안팎의 삼계탕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요즘엔 1만원 후반대로 올랐다"면서 "오히려 초복(다음달 17일)을 앞두고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서 걱정된다"고 했다.
◆ 치킨 삼계탕은 되레 올랐네… "고정가에 납품"
하지만 업계에서는 농가의 가격 변동이 소비자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대부분 농가는 대형 업체들과 고정 가격으로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보니, 가격이 하락해도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농가 보호 차원에서 공급받는 생닭 가격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본사 공급가격도 4000원 안팎에서 크게 변동이 없다"면서 "산지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공급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중간 과정에서 재료비나 인건비 등 전체적인 물가 인상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사실상 몇 년째 올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계란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특란(10개) 가격은 581원으로, 평년 6월 하순 가격인 1270원과 비교해 54.3% 감소했다. 지난달 하순 가격도 812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표=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