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범 여부와 범죄 경중 따져야…법관 개별 심사도 고려해볼 필요”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헌법재판소가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하더라도 10년간 체육시설 및 학교에 취업하지 못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 선고일인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대심판정에 착석해 있다. 2018.06.28 yooksa@newspim.com |
헌재는 28일 “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에 대해 10년 동안 일률적으로 체육시설 및 학교에 대한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므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했다”고 밝혔다.
현행 아동복지법 제29조에 따르면 아동학대관련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때부터 10년까지아동관련기관인 체육시설 또는 학교를 운영하거나 취업할 수 없다.
이에 아동학대 등 아동학대관련 범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류모 씨 등 3명은 직업 선택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아동 학대 관련 범죄 전력만으로 장래에 동일한 유형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것을 당연시해 재범 위험성이 없는 자의 기본권에 과도한 제한을 초래한다”며 “개별 범죄의 경중에는 차이가 있고, 각 행위의 죄질에 따른 상이한 제재의 필요성을 간과함으로써 일률적인 취업제한을 부과하고 있으므로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결했다.
다만 헌재는 “취업제한 제재 자체가 위헌이라는 취지로 해석되지는 않지만 재범 위험성 여부와 그 정도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10년이라는 현행 취업제한기간을 기간의 상한으로 두고 법관이 대상자의 취업제한기간을 개별적으로 심사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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