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검찰이 안희정(53) 전 충남지사 재판에서 ‘덫을 놓은 사냥꾼’이란 표현을 쓴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검찰이 재판에서 표현한 용어에 대해 뒤늦게 사과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 서부지검은 3일 입장문을 통해 “덫을 놓은 사냥꾼이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비법률적 용어를 사용해 관계자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열린 안 전 지사의 1차 공판에서 성폭력 범죄 피고인이 된 안 전 지사를 ‘덫을 놓고 기다리는 사냥꾼’에 비유했다.
법정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낭독하며 “업무적 지시를 가장해 술·담배 등 기호식품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뒤 덫을 놓고 기다리는 사냥꾼마냥 피해자를 유인했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범죄”임을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이 공판에서 한 의견진술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입장문을 낸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재판 이후 안 전 지사 측에서 검찰 측 표현을 문제 삼거나 항의를 남긴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휘부 차원에서 바로잡은 것”이라며 “냉철하게 재판에 임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자는 주문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2일 오전 89일 만에 포토라인에 선 안 전 지사는 “모든 쟁점은 법정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 방침”이라며 “그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재판에서 검찰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하고, 안 전 지사 측은 “성관계는 있었으나 서로 애정에 의한 관계였으므로 처벌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스위스·서울 등 출장지에서 김지은(33) 전 충남도 정무비서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지사로서 위력을 이용한 추행 혐의와 다섯 차례 강제 추행 혐의도 법정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2차 공판은 6일 오전 피해자 증인신문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zuni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