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C 후속 많이 팔아 물량 배분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쌍용자동차가 해고자 복직의 전제조건으로 내년 출시하는 코란도C 후속(프로젝트명 C300)의 성공을 제시했다. 경기도 평택 차체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등의 판매량을 늘려 기존 주간1교대인 근무체제를 주간연속 2교대로 전환하면서 해고자를 추가 고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구조조정하면서 총 165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연차적으로 해고자들을 복직시켜 왔다. 현재까지 복직한 인원은 총 45명이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쌍용차 사측은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 생산하는 코란도C를 연간 1만2000여대(2017년 기준)보다 늘려야 추가 복직이 가능하다는 등의 의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복직시점에 대해서는 코란도C 후속모델을 출시하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핌과 만나 “내년에 코란도C 후속과 티볼리 부분변경, 2020년에 코란도 투리스모 후속 등 신차를 단계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신차 출시로 판매가 늘어나고 가동률이 높아져야 해고자 복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했는데, 한꺼번에 복직시킬 것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총 25만대 생산 규모로, 조립1라인(티볼리, 코란도C), 조립2라인(티볼리 일부, 코란도 투리스모), 조립3라인(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3개 공정으로 이뤄져 있다. 직원 수는 총 3800명이다.
이 중 조립1라인과 조립3라인은 생산모델의 판매 호조로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하고 있고, 조립2라인만 주간1교대다.
마힌드라 총괄회장(사진 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017년 4월 평택공장 G4 렉스턴 라인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사진=쌍용자동차] |
실제 쌍용차는 지난 2013년 티볼리 생산 증가에 따른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해고자 중 12명을 처음으로 복직시켰다. 2016년엔 G4렉스턴 생산에 앞서 18명을, 올해는 렉스턴 스포츠 호조로 15명을 정규직 채용했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해고자 연령과 복직 집회 참여도 등을 자체 평가해 기여도가 높은 사람 위주로 복직 순서를 정한다. 쌍용차 사측은 복귀한 해고자들에 기존 근무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근무 희망 공정 신청서를 받은 뒤, 현장에 투입해 왔다.
쌍용차 관계자는 “생산량이 늘면 물량 배분도 해야 하고 전환배치도 해야 하는데, 해고자와 기존 근무자 동일한 기준으로 절차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결국 조립1라인의 코란도C 생산량을 늘려서 1라인에서 소화 하지 못 하는 티볼리 물량을 조립2라인에 배분, 2라인 가동률을 높인다는 게 쌍용차 측 복안이다.
쌍용차 조립1라인의 생산 규모는 연간 12만대로, 지난 2016년부터 매년 90%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10만8000여대를 생산하는 셈이다. 반면 연간 4만5000대 생산규모인 조립2라인의 가동률은 올 상반기 기준 30%로, 티볼리 일부 물량과 코란도 투리스모 합쳐 6600대를 생산했다. 쌍용차 측은 올해 1만대를 겨우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신차가 성공해서 흑자전환하는 게 우선이다”며 “미국 관세폭탄 등 고용 불안요인이 많아 한꺼번에 해고자를 복직시키는 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쌍용차 사측 요구에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지난 2015년 합의한 대로 전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 등 호조로 쌍용차가 여력이 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125명을 당장 고용해야 한다는 게 금속노조 측 입장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2005년 1월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 이후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정리해고 및 희망퇴직 등을 포함해 총 2464명의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이들 중 정리해고자가 165명으로, 이후 줄곧 회사 복직을 요구해왔다. 지난 2015년에서야 쌍용차 노사는 해고자를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