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격리된 이주자 가족이 재회하는 즉시 추방하는 미국 정부의 조치를 일시 중단하라는 연방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이들에게도 망명을 신청할 권리가 있음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인근인 텍사스주 토닐로에 설치된 불법이민자녀 수용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정부는 불법 이민자 부모로부터 강제 격리시킨 2550명 아이들에게 부모를 되찾아주라는 샌디에이고 연방지방법원 명령을 받아 이행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법 이민 단속의 일환으로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이민자 가족을 격리 수용해 국제 사회의 거센 비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강제 격리를 중단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16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이주민 가족에게 재회부터 추방까지 일주일의 시간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ACLU는 "일주일간의 체류는 이들 가정이 겪은 어마어마한 트라우마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치료"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원할 경우엔 아이들만 미국에 남겨두는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주민 가족에게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다.
같은날 뉴욕에서는 법률구조협회가 미 이민국이 이산 가족 재결합 계획을 48시간 전에 미리 알리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협회는 사전에 재결합 계획을 알면 이주민 부모들이 변호사 상담 시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이나 새브로 판사는 공판에서 "재회한 이주 가정을 신속히 추방해 수용공간을 더 많이 확보하면 결과적으로 남은 격리 가정이 빠르게 재회한다"는 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공간이 문제가 된다면 정부는 공간을 더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5세 미만 아동들을 7월 11일까지, 2000여 명의 5세 이상 어린이들에게 7월 26일까지 부모를 되찾아주라고 정부에 명령했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현재 격리 수용된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를 만났고 5세 미만 아동들은 모두 부모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아직 부모와 재회하지 못한 아이는 7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CLU 변호인은 "부모 신원조차 알 수 없는 아이들이 71명이나 된다는 얘기"라며 이 아이들이 부모와 다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설명이라고 비난했다.
새브로 판사는 ACLU 주장과 관련해 정부에 답변을 요청했고, 다음 청문회 날짜를 7월 24일로 정했다. 그 때까지 '재회 즉시 추방'하는 현 방식은 일시적으로 유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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