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측, 노회찬 의원에 소환 통보 안 해
비보에 '정치자금법 전달' 혐의 도모 변호사 소환 연기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3일 사망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잠정 중단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검 측은 노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 등 직접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노 의원이 특검 수사에 압박을 느낀 것 아니냐는 일부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특검 측 관계자는 이날 "노 의원과 노 의원의 부인 등 그의 가족에 대한 소환조사 일정 통보나 조사가 일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전 소환 일정 조율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특검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좌관 등 노 의원 측 관계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앞서 특검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필명 드루킹 김모(49)씨가 주도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자금흐름을 추적던 중 관련 자금 일부가 노 의원 측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5.02 kilroy023@newspim.com |
특히 드루킹 핵심 회원인 도모(61) 변호사가 노 의원을 드루킹 측에 소개시켜주고 이를 대가로 노 의원에게 불법정치자금 약 5000만원을 수 차례에 나눠 건넨 것으로 의심해 왔다.
이에 특검은 돈을 건네는 데 깊숙이 관여한 도 변호사를 지난 17일 긴급체포하고 이튿날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위조교사,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같은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의 당사자인 노 의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특검이 전날 4당 원내대표와 함께 미국에서 돌아온 노 의원을 조만간 소환할 거라는 데 관심이 주목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23일 오전 노 의원이 사망하자, 특검은 노 의원과 관련된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이날 당초 예정돼 있던 도 변호사 소환조사도 현 시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연기했다.
또 드루킹 일당과 관련된 정치권 수사 방향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 측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관련 공여자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포함 드루킹 관련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심도있는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수사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8분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투신했다. 경비원이 사망한 노의원을 발견했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를 바탕으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같은 비보에 허익범 특검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침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노 의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 위로를 전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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