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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로 자금조달 하지 마라? 주가 오르면 평가손실 처리하는 K-IF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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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K-IFRS, CB에 리픽싱(전환가조정) 있으면 부채로 분류
투자자에게 주석, 공시를 통해 충분히 고지해야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모바일용 연성회로기판(FPCB)을 생산하는 코스닥 기업 시노펙스는 지난해 매출액 1811억원, 영업이익 248억원의 양호한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 13%로 제조 기업으로서는 양호한 이익률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바텀라인(Bottom line), 즉 최종결산에서는 '당기순손실 225억원'으로 적자전환을 공시했다.

시노펙스의 지난해 주요 실적. K-IFRS 연결기준. [자료=전자공시]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6월 발행한 전환사채(CB)에서 파생상품평가손실 130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CB 파생상품평가손익이란 기업이 발행한 CB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남아있을 경우, 연말에 공정가치로 평가해서 평가손익을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시노펙스의 지난해 파생상품평가손실 내역. [자료=전자공시]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30일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100억원을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1944원, 전환청구가능기간은 2020년 6월 29일까지이고, 전환가능주식수는 514만주였다. 

CB란 기업이 이를 발행할 땐 일반 회사채와 동일하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 주식전환권이 행사되면 주식으로 전환되는 증권이다.

시노펙스의 미전환 CB 내역. [자료=전자공시]

문제는 지난해 12월이 되자 이 회사 주가가 5650원으로 발행 당시보다 두 배 가량 상승하면서 발생했다.

그런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CB에 리픽싱(Refixing. 전환가조정)이 부여돼 있다면 주가 추이에 따라 전환권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 사채 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 부채로 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노펙스는 주가가 상승하자 CB 전환가액과의 차이를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인식한 것이다. 

현행 K-IFRS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이 경우 미전환액은 자본으로 분류됐다. 미전환액은 전환권의 대가일 뿐 기업이 보유자에게 무언가를 상환할 의무가 있지는 않다고 본 것이다(회계에서의 부채란 '갚아야 하는 것'(I owe you)이고 자본은 '부채가 아닌 것'이다). 

시노펙스의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이처럼 지난해 CB를 발행했다가 주가 상승으로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한 기업으로는 시노펙스를 비롯해 엠젠플러스, 테고사이언스, 동양네트웍스, 씨티씨바이오, 씨티엘, 파티게임즈 등이 있다. 

앞서 2015년에는 셀트리온이 영업이익이 급증했으면서도 CB발행과 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50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코스닥 기업에게 CB발행은 인기 높은 자금조달수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의 CB발행 공시는 2014년 145건에서 지난해 450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비록 현금이 유출되지 않고 장부상 발생하는 손실이지만 CB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한 회계법인의 임원은 "회계사들조차 주가가 상승하면 미전환 CB를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업이 주석이나 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nkook6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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