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자치체 경찰청장 출신인 반(反)정부 운동가가 자신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드론 공격 작전을 설계하는 것을 도와줬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지지자들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집회 도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과거 여러 시위로 구금된 바 있는 운동가 살바토르 루체스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그가 반마두로 정권 민병대와 함께 이번 드론 공격 계획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레지스탕스(resistance)'라고 불리는 반마두로 정권 단체는 거리 운동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경찰과 군인들과 충돌하며 마두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루체스는 이번 작전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 언급을 거부했다. 그는 "우리는 목표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100% 구체화하기는 어렵다"며 "무력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루체스의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베네수엘라의 정보 부처는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마두로 대통령 암살 시도는 지난 4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행사에서 진행됐다. 마두로가 연설하던 중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 두 대가 행사장 근처에서 폭발했고 국가방위군 7명이 부상했다.
루체스는 자신이 '내셔널 무브먼트 오브 솔져스 인 티셔츠(National Movement of Soldiers in T-shirts)'라고 불리는 반정부 단체와 연계되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거부했다. 이 단체는 지난 주말에 공격 배후를 자처했는데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이 단체는 두 대의 드론을 날릴 계획이었으나 저격수가 이를 격추했다.
지난 2013년부터 정권을 잡아 몇달 전 재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은 초인플레이션과 대규모 이민행렬 등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마두로는 현 위기가 적국들, 특히 미국과의 "경제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콜롬비아가 이번 드론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했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혐의 제기를 부인했다. 이외에도 마두로는 인권 유린, 경기 불황으로 이끈 정책, 영양실조 등으로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루체스는 올초 사회민주 성향의 야당 '민중의지당(VP)'에서 나왔다. 그는 계속해서 마두로 행정부에 협조하는 당 기조에 반대해 나왔다고 주장했지만 VP 당 지도부의 후안 과이도는 루체스가 "국가 지도부와 당과의 이견"으로 제명된 것이라고 밝혔다. 과이도는 로이터통신에 폭력 사용을 반대한다는 당의 입장을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는 용의자 6명을 체포했으며 추가로 구금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 야권 내에서 탄압과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대 야당 정의제일당(PJ)은 이번 사고를 "보안군이 계속해서 민주적인 야당 진영을 박해하고 정치적 권리를 침해"하도록 하는 선전 도구로 쓰지 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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