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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연극 '알앤제이'…금기를 깨는 강렬한 순간, 함께 빠져든다

기사입력 : 2018년08월16일 12:40

최종수정 : 2018년08월16일 12:40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변주한 작품
내달 30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금기를 깨는 건 언제나 달콤하다. 일생을 규율에 얽매여 살아온 사람이라면 일탈이 주는 짜릿함은 더욱 강할 터. 연극 '알앤제이' 속 네 명의 학생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에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연극 '알앤제이'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연극 '알앤제이'(연출 김동연)는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네 명의 남학생이 금단의 책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직접 연극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 극중극 형태의 작품이다. 대표적인 사랑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을 남학생들이 표현한다는 점에서 '동성애'가 얼핏 떠오를 수도 있지만, 공연이 끝나는 순간 성별의 구분은 무의미해진다.

"거짓말을 하지 마라. 도둑질을 하지 마라. 자신을 속이지 마라. 누구도 죽이지 마라.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마라."

수업을 받는 태도도, 걸어가는 걸음걸이조차도 각 잡힌 학생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하지 말라는 것으로 가득 찬 가톨릭 학교에서, 학생들은 밤이 되자마자 '로미오와 줄리엣'을 꺼내 낭독한다. 로미오가 되고, 줄리엣이 되고, 머큐쇼, 티볼트, 유모 등 작품 속 인물이 되던 학생들은 처음에는 마냥 신난 어린아이 같다가, 점차 깊게 빠져든다.

연극 '알앤제이'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무대 위 학생들은 '로미오와 줄리엣' 희곡의 대사만 이어갈 뿐, 그들만의 이야기를 직접 내뱉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표정으로, 몸짓으로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낸다. 그저 책 속의 인물에서 자신의 현실이 투영되면서 대사를 내뱉기 피하거나 힘들어하기도 한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작품에 빠져들어 가는 몰입도가 다른데, 이러한 차이가 극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가장 많이 빠져드는 건 로미오를 연기하는 '학생1'. 그는 친구들의 만류에도 마지막까지 낭독을 원하는 인물이다. 줄리엣을 비롯해 벤볼리오, 존 수사 등을 연기하는 '학생2'도 꽤 흔들리지만 결국에는 현실로 돌아온다. 극 초반 작은 실수로 체벌을 받았던 학생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낭독하다 싸우는 장면에서 스스로 걷잡을 수 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 등도 의미심장하다.

연극 '알앤제이'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amo. amas. amat. amamus. amatis. amant.(나는 사랑한다. 너는 사랑한다. 그는 사랑한다. 우리는 사랑한다. 너희는 사랑한다. 그들은 사랑한다)"

금서에 빠져들어 있던 학생들이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외치는 라틴어. 언제나 외치지만 현실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사랑.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그것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진정 사랑이 되고, 자유가 되고, 꿈이 되고, 열정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향해갈수록 달라지는 학생들의 변화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엇보다 '알앤제이'의 매력은 독특한 무대와 붉은 천을 활용한 연출이다. 책상 자체가 무대가 되며, 양쪽으로는 책상이 높게 쌓여있다. 객석 사이에도 책상이 놓여 배우들이 지나다니며, 무대 위에도 객석이 있다. 학생들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계가 흐릿한 것처럼,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흐릿하다. 배우들이 발을 구를 때마다 무대 위 객석의 관객들의 심장도 함께 뛴다.

연극 '알앤제이'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붉은 천은 매우 상징적인 소품이다. 단순히 줄리엣의 의상이 되기도 하다가 날카로운 검이나 독약이 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한다. 어둡고 단조로운 무대 위에서 강렬한 붉은 색은 일탈의 희열을 경험하는 학생들의 강렬한 에너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15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동안 네 명의 배우들은 시종일관 무대를 뛰어다닌다. 현실 대사 하나 없이 희곡을 낭독하는 낯선 설정임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위화감을 날려버린다. 극 중 학생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에 몰입하듯, 관객들도 단숨에 배우들에 이끌려 작품에 빨려 들어간다. '학생1'은 손승원과 문성일, '학생2'는 윤소호와 강승호, '학생3'은 손유동과 강은일, '학생4'는 송광일과 이강우가 맡는다.

연극 '알앤제이'는 오는 9월30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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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6.9%…'기자회견 효과 보수결집'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1일~1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5%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6%다. 긍정평가(26.9%)는 지난 조사와 달라지지 않았고 부정평가는 0.4%포인트(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4.6%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7.1% '잘 못함' 81.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1.3% '잘 못함' 77.2%였다. 40대는 '잘함' 10.8% '잘 못함' 88.3%, 50대는 '잘함' 24.2% '잘 못함' 75.4%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40.7% '잘 못함' 56.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50.8% '잘 못함' 46.2%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6%,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4.3% '잘 못함' 74.8%, 대전·충청·세종 '잘함' 27.3% '잘 못함' 72.1%, 강원·제주 '잘함' 14.8% '잘 못함' 74.8%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3.3% '잘 못함' 65.0%, 대구·경북은 '잘함' 42.1% '잘 못함' 55.9%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8.3% '잘 못함' 79.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2% '잘 못함' 72.6%, 여성은 '잘함' 27.6% '잘 못함' 70.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 대신 감싸기에만 급급했고, 명태균 씨 논란에 대한 해명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불신만 더 키운 꼴이 됐다"며 "하지만 60-70대 이상과 영남권 등 전통적인 지지층에서는 탄핵 등의 위기감이 높아져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안보와 경제 등 위기감 고조로 보수층이 결집하며 추가적인 지지율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회견에 대해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형식적으로나마 기자회견을 하고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보수 지지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 자체는 큰 변동이 없지만 (이번 기자회견 때문에) 부정평가한 사람들이 나중에라도 다시 긍정평가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이라며 "앞으로 지지율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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