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해 올여름 헌혈인구 2만명 이상 감소
대한적십자사, 기록적인 폭염을 원인으로 꼽아
전문가 "여름 헌혈, 건강에 아무런 지장 없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6일 오후 3시쯤 헌혈의집 노원센터. 교복을 입은 학생 2명이 침대에 누워 헌혈을 하고 있을 뿐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평소 같으면 학교 보충수업을 마친 학생들로 북적였을 테지만 올여름에는 발길이 대폭 줄었다. 더욱이 센터 차원에서 하는 외부 홍보 활동도 폭염 때문에 중단하면서 헌혈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하루 평균 10명 이상 헌혈자가 감소했다"면서 "매년 여름 헌혈자가 줄긴 하지만 올해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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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혈액보유상태는 평균 4.0일 분으로, 관심 단계에 속한다. 특히 A형의 경우 보유량이 3.2일분에 불과해 주의 단계(3일분 미만)로 떨어질 위기다. O형 역시 3.7일 분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여름 헌혈인구 급감 추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7월 기준 헌혈자 수는 24만4054명이었지만 올해 7월은 22만8749명으로 1만6000명가량 줄었다. 6월 역시 지난해(21만6420명)에 비해 올해(21만1546명) 5000명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달 역시 현재까지 10만3914명에 그쳐 지난해(22만9286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주기적으로 헌혈을 한다는 대학생 A씨는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서 헌혈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되긴 했다"면서 "올여름은 특히 더워 가을이 되면 헌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절정에 달한 폭염을 헌혈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무더운 날씨로 외출을 꺼리고 여름 헌혈에 대한 건강상 우려 등이 증폭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부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올여름 헌혈실적이 7.8%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달도 실적이 저조해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계를 보면 헌혈관련 증상자가 여름에 더 많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여름 헌혈이 위험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헌혈 장소에 냉방시설이 잘 돼 있고 충분한 수분 공급과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태희 상계백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에 헌혈하는 것을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헌혈 시 제공하는 물과 이온음료 등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고 주의사항만 지킨다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