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SNS 플랫폼 기반 거대한 경제 효과
게임 영화 드라마 분야로 콘텐츠 영역 확산
[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중국에 고양이 경제, 네코노믹스(nekonomics)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네코노믹스는 일본말로 고양이를 뜻하는 네코(ねこ)와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고양이 신드롬이 일으키는 경제적 효과를 가리킨다.
텐센트(騰訊) 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중국 애묘(愛猫)현상 연구 보고서’에서 반려동물 붐과 함께 중국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네코노믹스 움직임과 이를 통해 창출되는 거대한 경제 효과를 조명했다.
중국 고양이 경제 <사진=바이두> |
‘고양이 집사(铲屎官, 보호자)’, ‘길냥이(遛猫, 야외에서 보호자 없이 지내는 고양이)’, ‘냥타쿠(猫控, 고양이+오타쿠)’, ‘곤냥마마(猫娘娘, 기르는 고양이를 높여 부르는 말)’
중국 인터넷과 주요 매체 등을 통해 연일 쏟아져 나오는 신조어들로 중국 내 고양이 붐을 반영하는 말들이다.
텐센트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터넷 발전과 문화 오락 소비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국 사회에 고양이 경제 열풍이 불어 닥쳤다"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주민소득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고, 이중에는 고양이를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 고양이의 상업화가 촉진되고, 고양이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고양이 경제가 가장 핫한 곳은 인터넷이다. 텐센트 보고서는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돈벌이가 되는 사업이며, 인터넷은 고양이를 키우는 거대한 양육장이다"고 밝혔다. 중국의 고양이 경제를 대표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라면 웨이보(微博)와 위챗(微信)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판 블로그인 웨이보에서 @궈스터(郭斯特)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린지(林記)는 약 1457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고양이 웹툰 작가 중 한 명이다. 발행되는 신간마다 2개월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10만 권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다.
중국 최대의 SNS 위챗의 공중계정(公衆號)에는 2017년 한 해 동안 업로드된 고양이 관련 글이 33만 편을 넘었다. 총 조회수만 11억 5000만 이상에 달해, 중국 사회의 고양이 신드롬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중 대표적인 왕훙(網紅, 인터넷 스타) ‘추억 전용 조끼(迴憶專用小馬甲)’와 ‘매드 캣 러버(大爱猫咪控)’는 모두 3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경제적 가치는 각각 2억 3500만 위안(약 382억 5000만 원), 2억 2500만 위안(약 366억 21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출시된 위챗 고양이 이모티콘팩은 총 3만 76개로, 2018년 1월 말까지 이미 1억 2000만 번 이상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콰이서우(快手), 훠산(火山), 더우인(抖音, 틱톡) 등 스마트폰 영상 앱도 고양이 경제의 부흥을 이끄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노래 ‘학묘규(學貓叫, 고양이 소리를 따라 해 보자)’는 영상 앱에 업로드된 지 22일 만에 조회수 8000만 이상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예능 프로에서도 유명 연예인이 노래에 율동을 곁들여 고양이 흉내를 내며 시청자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고양이 경제는 또 고양이를 주제로 한 게임,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로 콘텐츠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패션과 액세서리 등의 분야로 후방효과를 확산시켜가고 있다.
텐센트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게임 플랫폼 Steam에 일찍이 2009년부터 고양이 게임이 등장했다. 2014년부터 게임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2017년 한 해에만 220개의 게임이 출시됐다.
2017년 12월 중국에서 5억 위안(약 813억 8000만 원)의 흥행수익을 올린 ‘요묘전(妖猫傳)’의 경우 웹드라마로 각색되어 2018년 2월 ‘유묘재(有猫在)’란 이름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중국 대표 애니메이션 ‘나소흑전기(羅小黑戰記)’는 중국 영화평론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9.5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nalai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