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클로즈업] '인고(忍苦)'의 손학규, 다시 정계 개편의 키를 쥐다

기사입력 : 2018년09월02일 20:33

최종수정 : 2018년09월03일 06:16

2일 바른미래당 대표로 세번째 당대표 시작...당 위기 때마다 등판
4선 의원·보건복지부 장관·경기지사 지낸 26년 '경륜의 정치인'
3번의 대권 도전 실패, 두 번의 칩거.. '인고의 세월 보낸 정치인'
다산 정약용 공부하며 제7공화국 건설 내세우며 다시 전면 나서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인고(忍苦, 괴로움을 참고 산 세월)의 정치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로 선출되면서 다시 여의도 정계의 중심축으로 돌아왔다.

손 대표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포용적 정치인으로 평가 받는다. 정치권에선 향후 바른미래당의 진로를 모색하면서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등 야권과의 '합종연횡'을 진행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른바 2020년 총선을 앞둔 정계 개편의 중심에 손 대표가 한 자리를 잡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또 정치 지형의 밑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는 위치에 섰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09.02 yooksa@newspim.com

손 대표의 평생 정치철학이 '통합론'이었던 만큼 야권 및 여권과의 연대 또는 연정에 대한 협상이나 조율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장 손학규 다운 통합의 정치가 과연 사분오열된 바른미래당에서 어떤 식으로 다시 꽃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의 한 원로인사는 "손 대표는 여야를 모두 불러모을 수 있는 연륜을 가지고 있다. 숱한 역경을 거치면서 한국당에도, 민주당에도, 평화당에서도 손 대표의 우군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손학규 본인이 차기 대선에서 대표주자로 나설 수는 없다 하더라도, 6.13지방선거 이후 혼돈 상태에 빠진 야권의 새로운 길을 만드는데, 가장 앞장 서 걸어갈만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18.09.02 yooksa@newspim.com

손 대표는 1993년 정계 입문 후 26년간 4선 의원을 지냈다.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두차례 당 대표를 지낸 경륜이 결코 가볍지 않다. 중량감으로만 따진다면 현 정치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함께 발언의 무게가 가장 무겁게 느껴지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 같은 무게감은 손 대표가 거쳐왔던 정치인생이 곧 현대 정치사의 굵직한 선들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3번이나 대권 도전에 나서 모두 낙선했다. 그 여파로 두차례 정치를 떠나 외딴 지방에서 칩거했다. 주변에선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손 대표를 두고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허물어진 바른미래당의 마지막 수호자를 자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2014년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로 열린 '통합의 정치와 합의제 민주주의 2014 신년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손 고문은 합의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결선투표제 등을 도입, 다당제와 연정을 정착시킨 뒤 권력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선 선거제도 개편-후 개헌론'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사진=뉴스핌DB]

현재 생존해있는 정치인 가운데 손 대표만큼 굴곡의 정치 역경을 거친 이도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나라당 소속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며 우파 진영으로부터 ‘빨갱이’로 몰렸다. 2007년 탈당하면서 결국 ‘철새’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보수진영의 '거물'에서 한순간 진보진영으로 '좌클릭', 정치색과 이념 노선에 여러 겹의 색깔을 덧칠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그 뒤로 손 대표는 항상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세간의 의구심을 견뎌야했다.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지난 2012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손 고문은 "정치는 선거다. 유권자 선택을 못 받은 것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히며 "저녁이 있는 삶을 못 지켜 송구하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핌DB]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지 않고 당권 도전에 나섰다는 비아냥과 모욕도 덧붙여졌다.

손 대표는 그러나 "지켜야 할 바른미래당의 가치가 있다"고 손가락질을 견뎌냈다.

기어코 다시 당권 도전에 나선 손 대표는 세 번째 당 대표직을 일궈냈다. 통합론자답게 수락 연설에서부터 △당의 통합 △정파의 통합 △국민 통합이라는 ‘3가지 통합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내 제 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거대 양당 중심의 구도를 바꿔 7공화국 건설에 나서겠다고 외쳤다.

손 대표는 “지금 한국 정치에는 여의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큰 곰 두 마리가 있다. 대통령의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거수기와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민주당, 아직도 반성은 커녕 틈만 나면 막말과 시비만 하는 자유한국당”이라며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는데 저를 바치겠다. 1987년 체제를 넘어서, 7공화국 건설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5월 28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안에서 '서울 14개 자치구, 국철 57km구간 지하화'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05.28 kilroy023@newspim.com

1947년 경기 시흥에서 태어난 손 대표는 서울대 재학 중 박정희 독재에 반대하며 재야 운동권에서 활동했다. 유신이 끝난 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고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경기 광명 14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광명에서만 내리 3선을 했고, 1996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아직도 보건복지부 직원들이 ‘가장 같이 일하고 싶은 장관’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02년에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차세대 대권 주자로 떠오른 손 대표는 2007년 이명박, 박근혜 당시 후보와 경쟁을 벌이다 전격 탈당의 길을 택한다. ‘태풍의 눈’이 되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겨 대권 도전에 나섰으나, 결국 정동영 현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패하며 대권 첫 도전을 마친다.

2007년 대선에 패해 흔들리고 있던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를 맡으며 총선을 지휘하며 종로에 출마했지만 낙선하며 강원도 춘천으로 첫 번째 칩거의 길을 떠난다. 2년간의 칩거 끝에 2010년 8월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천명하며 2010년 지방선거에 패한 민주당에서 두 번째 당 대표 생활을 시작한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 2012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일자리 관련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이후 2011년 재보궐에서 경기 분당으로 지역구를 옮겨 18대 의원으로 국회에 복귀한다. 2012년 대선 출마를 꿈꾸며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에 밀리며 두 번째 대권 도전을 멈췄다.

그러나 2011년 9월 라디오 연설에서 언급한 “저녁이 있는 삶이 복지국가의 출발”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국민들에게 크게 각인되며 이후 민주 진영의 대표적인 정치 구호로 자리 잡는다.

독일로 잠시 외유를 떠났던 손 대표는 2014년 당시 험지였던 경기 수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 낙선하며 두 번째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다산 정약용의 삶으로부터 길을 찾겠다며 다산이 18년간 유배 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을 행선지로 택한다. 만덕산 백련사 뒷산 조그만 토담집을 거처 삼아 2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다산의 철학과 학문을 공부하던 그에게 10년 전 민심대장정을 떠났을 때 만났던 지지자들과 정치권은 끝없는 러브콜을 보낸다. 그 중에는 안철수 전 대표도 있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부터),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박주선 전 대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6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18.6.15

안철수 전 대표의 권유로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 대표는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며 ‘제7공화국’을 기치로 2016년 10월 정계에 복귀한다. 그러나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패하며 세 번째 대권 도전은 다시 실패로 돌아간다.

바른미래당 출범에 찬성하며 한 발 물러나 있던 손 대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선되며 세 번째 당 대표 임기를 시작했다.

강진에서 다산의 <목민심서>를 거듭 읽고 감탄하며 자신의 정치 여정을 되돌아봤다는 손학규 대표는 그 결과물인 <강진일기-나의 목민심서>에서 “다시 내가 목민관이 된다면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목민심서를 쓰고 싶어졌다”고 말한다.  

몸담고 있는 당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당 대표를 맡았던 손학규 대표다.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바른미래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섰고, 중도통합 세력이 놀 마당을 만들겠다는 손학규 대표의 행보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탈락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이 루마니아 정부의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입찰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6일 루마니아의 공공조달 관련 민원 행정기관인 CNCC에 입찰 탈락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 = LIG 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달 초 루마니아의 단거리 방공 및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 2차 입찰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입찰 참여 초기 단계에 필요한 보증금 영수증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실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이견을 주장하고 있다. 입찰 회의 당시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이의제기 문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고 서류제출 과정에서 상호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주관 기관에서 정한 이의제기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 보증금 규모는 해당 입찰 진행 사업비의 1% 수준인 420만달러(6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ykim@newspim.com 2024-12-24 15:54
사진
[GAM] 비만약 '젭바운드가 오젬픽 눌러' 이 기사는 12월 20일 오후 3시1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만약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매출 1위 상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보다 강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030년 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강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확인된 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그 밖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젭바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위고비(Wegovy)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72주간의 실험에서 젭바운드가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고, 위고비는 14%의 감량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오젬픽과 핵심 성분이 동일하다. 때문에 젭바운드의 비만 치료 효과가 오젬픽을 앞지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료계가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현격하게 클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환자의 편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해도 불면증이나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환자나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고,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실험 결과 젭바운드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매수 추천이 꼬리를 모는 모양새다. 젭바운드를 투여하는 비만 환자 [사진=블룸버그] 이번 결과에 월가가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는 비만약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불과 7년 사이 비만약 매출액이 52배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BMP 캐피탈 마켓은 이보다 강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3년 1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각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1위 상품은 오젬픽이다. 2023년 13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 31억달러의 실적을 낸 위고비를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 1위를 차지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본격 출시됐다. 판매를 개시한 뒤 첫 한 달 동안 약 15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도 오젬픽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위고비가 25%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젭바운드는 여전히 출시 초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제한적인 상태다. 본래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젭바운드와 위고비는 처음부터 비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비만 치료제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이 오젬픽이지만 젭바운드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젭바운드의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16억9000만달러에 미달하는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한다. 젭바운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급 부족 의약품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 릴리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젭바운드의 판매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라이 릴리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기도 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된 데다 일라이 릴리가 유통망을 크게 확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영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GLP-1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과 관절염, 만성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 특정 형태의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심장 질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가 GLP-1 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움직임도 잠재적인 적용 확대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업체는 넥서스 파커수티컬스의 신축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어 10월 업체는 45억달러를 투자해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라는 이름의 리서치 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 설비에 이어 임상 실험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일라이 릴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포석을 두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넥서스 파머수티컬스에게서 인수한 설비는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하고,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 역시 2027년 개설할 예정이다. 당장 급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2024-12-23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