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국제 유가 전망치 상향 조정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상당 기간에 걸쳐 유가 전망을 높여 잡았던 애널리스트가 올해 예상치를 유지한 한편 내년 수치를 하향 조정한 것.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제재로 인한 이란의 원유 공급 차질이 예상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의 11개 투자은행(IB)이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올해 전망치를 배럴당 73.65달러로 제시했다. 또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예상치를 배럴당 68달러로 판단했다.
이날 발표된 8월 전망치는 지난달 수치와 동일하다. 유가 전망치를 연이어 상향 조정했던 월가가 브레이크를 밟은 셈이다.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이 증산을 결정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이 위축되더라도 그 밖에 산유국이 공백을 채워줄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제재에 따른 이란의 원유 공급 축소 규모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을 축으로 한 무역 마찰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될 여지가 높고, 이에 따라 원유 수요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이번 유가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서베이에서 시선을 끄는 부분은 내년 유가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다. 월가 IB들은 2019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74.55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내놓은 전망치 75.63달러에서 후퇴한 수치다.
내년 WTI 전망치 역시 종전 배럴당 69.75달러에서 68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올해 전망치와 일치하는 것으로, 월가는 내년까지 WTI가 횡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원유 애널리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무역전쟁 리스크로 인해 원유 수요가 주춤할 것”이라며 “여기에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증산이 유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란의 원유 수출 규모는 지난 6월 하루 230만배럴에서 최근 150만배럴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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