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비 서은광·하이라이트 윤두준 군 입대로 작품 여파
입대 임박 인지했음에도 소속사·제작사 안일한 대처
군 입대가 경력단절·부정적 영향만 있는 것은 아냐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지난달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과 그룹 하이라이트의 윤두준이 갑작스럽게 입대했다. 서은광은 입대 보름 전에, 윤두준은 이틀 전에 소식을 알렸고 이로 인한 여파는 컸다. 서은광은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 무대에 단 6회만 올랐고, 윤두준이 출연 중이던 tvN '식샤를 합시다: 비긴즈'는 조기종영했다.
갑작스럽게 군 입대한 서은광(왼쪽)과 윤두준 [사진=뉴스핌DB] |
두 사람의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것은 비단 가요 팬들만이 아니다. 서은광은 뮤지컬 '햄릿'을 시작으로 '여신님이 보고계셔', '삼총사' 등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기량을 펼치고 있었고, '바넘: 위대한 쇼맨'을 통해 다시 한 번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윤두준 또한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특히 '식샤를 합시다'는 시즌1부터 함께 했기에 이번 사태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병역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에 더욱 화제가 됐던 이유는 소식의 갑작스러움뿐만 아니라 안일했던 대처 때문이다. 병역법이 일부 개정됐음에도 소속사나 제작사가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 실제로 서은광은 "이미 회사와 뮤지컬 측과 이야기가 됐던 상태였다. 하지만 입대 연기 신청이 잘 안 풀렸다. 티켓 오픈 당시에는 (입대 연기)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진행했다. 부단히 노력해도 안돼서 결정나자마자 공지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돌의 연기 도전은 이제 당연한 수순이 됐고, 업계나 대중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무대와 노래라는 공통점 때문에 카메라 앞보다는 조금 더 친숙해 많이 진출하고 있다. 현재 뮤지컬 '웃는 남자' 엑소 수호, '바넘: 위대한 쇼맨'에 인피니트 남우현이 출연 중이다. 앞으로 무대에 오를 아이돌들도 '아이언 마스크' B1A4 산들·비투비 이창섭·인피니트 장동우·빅스 켄, '엘리자벳' 박형식·빅스 레오, '신유연가' 보이프렌드 정민 등 무수히 많다.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에서 루이와 필립 역을 맡은 장동우(왼쪽부터), 산들, 이창섭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킹앤아이컴퍼니] |
지난 5월 병무청은 만 25세 이상 병역 미필자의 국외여행 허가 규정을 강화했다. 만 25~27세 미만 병역 미필자에 한해 단기 국외여행 허가가 1회에 6개월, 통틀어 2년 이내로 제한되며, 총 5회로 제한된다. 또 만 28세 이상 병역 미필자가 대학원 진학, 형제 동시 현역병 복무, 민간 자격증 시험 응시, 지역과 기관 홍보대사 활동 등의 이유로 입영 연기를 하지 못하게 했다. 올해 만 28~20세인 89년과 90년생 아이돌들은 입대를 미룰 수 없게 됐다. 현재 뮤지컬에 출연 예정인 아이돌 중에서 빅스의 레오, 인피니트 장동우가 90년생이다.
장동우는 지난달 29일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앞서 군 입대한 서은광과 생년월일이 같음을 밝히며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기 때문에 하루를 소중히 더 열심히 하겠다. '아이언 마스크'를 위해 한몸 바치고 그 이후에는 나라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섭 또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언 마스크'가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군 입대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과거에는 아이돌에게 군 입대는 최대한 미뤄야 하는 과제였다. 그러나 입대와 전역 후 이미지 반전 사례가 나타나고, '까방권(까임 방지권)'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입대를 연기하려는 모습이 오히려 대중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만든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의무를 지키는 것이 더 낫다. 복무 기간 동안 개인적인 재정비를 할 수 있다. 또 군 복무가 무조건 경력 단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지난 5월 입대한 인피니트의 성규는 오는 9일 개막하는 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해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출연하는 성규(왼쪽부터), 지창욱, 강하늘 [사진=뉴스핌DB] |
물론 아이돌의 군 입대가 캐스팅에 고려되는 사항은 아니다. 실력이나 마케팅, 특히 티켓 파워 면에서 아이돌의 합류는 득이 되기도 한다. 한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이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스타가 없을 경우 홍보할 때 쉽지 않다. 요즘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컬 홍보가 잦아졌는데, 대중에게 익숙한 사람이 없을 경우 누굴 내보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당사자와 소속사, 제작사의 빠르고 성숙한 대처가 필수다. 일련의 사태가 또다시 반복되면 더이상 형식적인 사과, 티켓 환불 처리 등은 무의미해진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