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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영화화에..남녀갈등 극단으로

기사입력 : 2018년09월13일 17:23

최종수정 : 2018년09월13일 17:23

그깟 영화가 뭐라고... 악플 세례에 평점 테러까지
"여가부, 해일이 이는데 산책만"..지적까지 제기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베스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남녀 간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남녀갈등 해소에 앞장서겠다던 여성가족부는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봄바람영화사'는 조남주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내년 상반기 제작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2016년 발간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저·민음사)은 1982년생 여성 김지영의 인생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일상적인 차별과 불평등을 그려낸 책이다. 책은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으며, 최근 페미니즘 담론 형성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여론은 벌써부터 뜨겁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조남주 작가의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화를 반대한다는 글마저 올라왔다. 게시자는 "특정 성별에서 바라보는 왜곡된 사회에 대한 가치관이 보편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배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비난 댓글이 난무했다. 촬영을 시작하지도 않은 영화를 향해 평점 테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 남녀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는 '방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학과 교수는 "특정한 책과 영화를 향해 이토록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여성 위주의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박탈감을 느끼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취임 후 "국민이 대체로 납득할 수 있는 성평등 관념을 만들고 확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남녀갈등 해소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후 여가부는 사회적으로 성평등 인식을 높이기 위해 광고 캠페인·언론 모니터링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결책이 남녀갈등 해소가 아닌 성평등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일이 이는데 여가부는 해변만 느긋이 산책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제추행 사건에 연루된 남편이 억울하게 구속됐다는 내용의 글까지 올라오며 남성들을 더욱 자극시켰다. 뿔난 남성들은 최근 도심 거리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인터넷 모임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는 "해당사건 사법부의 유죄 추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도심 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집회 장소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해당 국민청원 글은 작성 일주일 만인 13일 오후 27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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