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내달 초 시행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가 한국 정유사와 석유 화학 공장에 가장 명백한 악재로 작용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저장 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 줄리안 리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내달 4일부터 시행하는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앞서 한국과 프랑스로의 선적이 지난 6월부터 중단됐고 일본으로의 선적 흐름도 끊겼다며 이는 이란산 원유를 가공하도록 설계된 한국 정유와 석유 화학 공장들의 경제성을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초경질 원유인 이란산 고(高)황산 콘덴세이트가 한국의 석유 화학 산업에 중요한 공급원료이며 지난 4월까지 이란의 총 콘덴세이트 수출 중 한국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발표된 후 한국은 머나먼 노르웨이와 미국 콘덴세이트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2015 이란 핵협정(JCPOA)을 탈퇴한 4월 이후 이란산 원유 수출은 하루 당 87만(bpd)로 떨어졌다. 지난 9월 수출량은 200만bpd로 뚝 떨어져 전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향후 5주 동안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공급망을 대체할 제3국을 찾을 필요가 없는 미국 기업들에 승리라고 리 선임 연구원은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은 이란의 공급량 감소로 구멍을 메우기 위해 허둥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가 공급처 대안을 모색하면서 미국 원유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국의 원유 수출은 지난달 21일 주중에 250만배럴bpd를 넘어섰는데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산 원유 수출 제한을 푼 2015년 12월 이후 네 번째 최고 기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는 중간선거에 좋지 않은 악재도 있다. 바로 4년 이상 본 적 없는 수준의 유가 상승이다. 하루에 거의 100만 배럴의 공급 차질과 추가적인 차질 가능성은 다른 무엇보다도 유가 100달러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에 증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증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현재까지는 유가 100달러가 점진적으로 그럴싸한 시나리오라고 리 연구원은 주장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