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이주·이동 등 현대 사회 문제를 설치작품으로
작가 작품관은 '유용한 예술'→예술적 신념 실천중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현대자동차와 영국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Tate Modern)의 파트너십으로 진행되는 '현대 커미션: 타니아 브루게라'展이 2일(현지시각)부터 내년 2월24일까지 개최된다.
현대자동차와 테이트모던은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고자 지난 2014년 11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테이트 모던의 초대형 전시장인 터바인 홀(Turbine Hall)에서 혁신적인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인 '현대 커미션'을 매해 선보이고 있다.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Abraham Cruzvillegas), 2016년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2017년 수퍼플렉스(SUPERPLEX)에 이어 올해 쿠바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 타니아 브루게라(Tania Bruguera, 50)가 터바인 홀에서 네 번째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전시 작가 타니아 브루게라(Tania Bruguera)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Hyundai Commission: Tania Bruguera 사진제공: © Ben Fisher] |
끊임없이 증가하는 숫자를 전시 타이틀로 내세운 '현대 커미션:타니아 브루게라'전은 다양한 관객 참여형 설치작품을 통해 이주, 인구 이동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주요 문제를 입체적인 관점으로 해석한다.
타니아 브루게라는 지난 한 해 동안 한 국가로부터 다른 국가로 이주한 사람들의 숫자에 작가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사망한 이주자들의 수를 더해 전시 제목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그날 그날 실시간으로 증가하는 숫자는 작품 레이블이나 포스터 같은 곳에 표기될 수 없지만, 관람객들이 입장할 때 그들의 손목에 도장으로 찍히게 된다. 이는 테이트 모던 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타니아 브루게라는 지난 20년간 제도와 권력, 국경, 이주 등 전세계 주요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고 자신의 철학을 작품에 투영해 주목 받았다. 그는 자신의 작품관을 'Arte Util(Useful Art, 유용한 예술)'로 정의하며 예술이 사회를 바꾸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실천해왔다.
이번 전시가 진행되는 영국의 세계적인 현대 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초대형 전시실 ‘터바인 홀(Turbine Hall)’의 전시 전경.[사진=Hyundai Commission: Tania Bruguera 사진제공: © Ben Fisher] |
이번 현대 커미션을 통해 타니아 브루게라는 이주 관련 통계 수치 이면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즉, 통계가 드러내는 수치보다 통계가 보여주지 못한 사람들의 사연이 더 진실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아울러 이주가 가져오는 상실에 대해 명상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접하지만 정작 타인의 이주 문제에 무감각해진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영한 작품이다.
타니아 브루게라는 베니스 비엔날레, 하바나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쿠바 국립미술관, 미국 노이버거 미술관, 네덜란드 반 아베 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 미국 예바 부에나 아트센터, 미국 뉴욕 현대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