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주 4거래일 연속 하락...2300선 밑으로
외국인, 지난주 1조1593억 순매도하며 지수 끌어내려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전체 실적 기대치↓
전문가들 “대외 악재로 중립 이하 주가흐름 전개”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지난주 외국인 매도 물량에 큰 폭의 조정을 겪은 코스피가 본격적인 3분기 어닝 시즌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번주(17~21일)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지속,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유가 강세 등 대외 악재 여파로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및 환율 연중 추이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
지난 1일 2343.07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주중 내내 약세를 보이며 5일 2267.52까지 밀려났다. 이는 전주 대비 3.22% 하락한 수치며, 지난달 1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3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코스닥 역시 전주 대비 5.91% 급락한 773.70로 최근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부진한 데는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주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1조159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1211억원을 순매도한 기관의 10배, 1조2167억원을 순매수한 개인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들은 2135억원을 순매도해, 1764억원을 매각한 기관과 함께 지수를 끌어내렸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증가하며 주식과 원화, 채권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며 “전기전자, 중국 관련 소비주, 철강, 화학 등 대부분 업종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 역시 뚜렷한 반등 모멘텀 없이 하방지지선을 시험하는 중립 이하의 주가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먼저 지난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어닝 시즌이 시작됐지만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경신했음에도 실적 상향 조정 종목이 제한돼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각종 매크로 지표가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또한 악재로 분류된다. 미·중간 무역분쟁과 이탈리아에서 재점화된 유로존 금융위기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며 달러 및 미 국채금리 상승, 유로화 약세 등으로 외국인들이 신흥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한국증시 뿐 아니라 신흥증시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며 “외국인 주도하에 경기민감 수출 대형주와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유한 중소형·성장주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으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3.1%를 상향 돌파하고, 이탈리아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달러인덱스 역시 연중 최고치 가까이 상승했다”며 “이머징 마켓에 대한 부정적인 매크로 방향성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주 주목할 만한 국내외 이슈로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 10월 옵션만기일 등이 언급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경우 7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한다. 브라질에서는 금융시장이 선호하는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가치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10월 옵션만기가 오는 11일 도래할 예정이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