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가 24년 전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협정 중 이스라엘에 북서부 바꾸라 지역과 남부의 구마르 지역을 빌려주기로 약속한 조항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가 같은 날 보도했다.
바꾸라와 구마르 지역은 과거 1994년 압둘라 2세의 아버지이자 전 요르단 국왕인 후세인 1세가 당시 이스라엘 총리였던 이츠하크 라빈과 체결한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이스라엘에 넘겨졌다. 현재 두 지역의 토지는 이스라엘 농부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협정에 따라 토지 소유권을 부여받은 상태다.
바꾸라와 구마르 지역의 임대와 관련된 조항은 내년까지 유효하며,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오는 25일 해당 조항의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데드라인을 앞두고 있다.
요르단 국왕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바꾸라와 구마르는 요르단의 국토이며, 앞으로도 요르단의 국토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영토에 완전한 통치권을 행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압둘라 국왕은 또 자신의 트위터에 "바꾸라와 구마르는 언제나 우리의 최우선 순위에 있었다"고 적었다.
요르단 국왕은 이번 결정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요르단 내에서 두 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치권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국왕이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요르단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공식 이전한 데 이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검거 및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유혈사태가 요르단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요르단의 결정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요르단은 두 지역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고 대답해 크게 놀라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요르단과 "해당 조항의 연장 가능성과 관련해 협상에 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요르단과의 평화 협정은 "양국에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1994년 체결된 평화협정의 일환으로 이스라엘에 임대한 두 지역의 반환을 요구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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