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민홍철 의원 병무청 국정감사 제출 자료 분석 결과
5년간 병역면탈 '고의 체중조절' 가장 많아...정신질환·고의문신 순
팬티 안쪽에 지점토 붙이고, 손가락 자르기도
민홍철 "병역면탈 수법 지능화·다양화...사이버 단속도 철저하게"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 2018년 9월 서울 모 대학 성악과 선후배들은 단체 카톡방 등을 통해 고의로 체중을 늘려 병역을 감면받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했다. 검사 당일 알로에 음료를 많이 마시는 수법으로 보충역 처분을 받아 병역 면탈했다.
# 2018년 3월 병역판정검사 신체등급이 1~3급에 해당되도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중퇴 이하면 보충역 처분을 받는다. 화교학교 등 외국인 학교 학력이 국내 교육청에서 관리되고 있지 않음을 알고, 의무자와 의무자 엄마, 학교담당자가 공모해 허위 학력증명서(고등학교 중퇴이하)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 면탈했다.
# 2018년 2월 경기도에서 키를 늘려 보충역 처분을 받고자, 고의로 신체검사 당시 스펀지(보형물)를 머리카락 속에 몰래 넣어 신장을 조작해 병역 면탈했다.
# 2015년 3월 전라도에서 체중을 늘려 보충역 처분을 받고자 고의로 팬티 안쪽, 양쪽 허벅지에 손바닥 만한 크기의 문구용 지점토를 붙이고 체중계에 오르다 적발됐다.
# 2017년 1월 경상도에서 민간병원에서 진료 시 거짓증상을 호소해 조현병 진단을 받고, 이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5급 판정(전시근로역)을 받았다. 이후 진료 시 호소한 내용과는 달리 직장생활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음이 적발돼 병역 면탈자로 고발됐다.
# 2013년 11월 경기도에서 현역병 입영을 피하고자 작두를 사용해 고의로 본인 손가락을 절단하고 사고로 인한 것으로 진술해 보충역 처분을 받았다. 수지 절단된 경위 등을 조사하던 중 병역 면탈이 적발됐다.
# 병역판정검사 전 전신문신 시술을 하면 4급으로 병역판정 되는 것을 인지하고도 2~3년간에 걸쳐 수차례 순차적 문신 시술을 했다.
<자료= 민홍철 의원실> |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고의로 살을 찌우거나 빼는 방법이 가장 많이 적발된 것으로 23일 조사됐다. 멀쩡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정신질환이 있다고 거짓말하거나, 몸에 다수의 문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병역면탈 적발현황에 따르면, 고의 체중조절이 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신질환 위장(55건), 고의문신(52건) 허위장애등록, 손가락 절단, 생계감면 등 기타 44건 순이었다.
지난 5년간 불법으로 군대를 가지 않으려다 적발된 사례는 총 242건으로 2014년 43건, 2015년 47건, 2016년 54건, 2017년 59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7월까지 이미 39건이 적발됐다.
갈수록 병역을 기피하는 수법도 지능화 되고 있다. A씨는 키를 늘려 BMI 17미만으로 만들기 위해 검정색 문콕방지용 쿠션(높이 1.5cm)을 정수리에 부착해 병역면탈을 시도했다.
B씨는 체중을 늘려 보충역 처분을 받고자 고의로 팬티 안쪽 양쪽 허벅지에 손바닥 만한 크기의 문구용 지점토를 붙이고 체중을 재다 적발됐다. 현역병 입영을 피하고자 작두를 사용해 고의로 손가락을 절단한 뒤, 사고로 인한 것으로 진술해 병역을 면탈을 시도한 ‘엽기적인’ 사례도 있었다.
민 의원은 사이버 상에서 누구나 키워드 하나만 검색하면 손쉽게 병역 기피 정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군대 안가는 방법’ 등의 단어를 검색하면, 네이버의 경우 무려 28만695건이 검색 된다. 합법적인 내용과 중복내용을 제외하면 연간 14만여건에 이른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사이버 병역면탈 조장 적발도 증가하고 있다. 1850건(2014년), 1979건(2015년), 2073건(2016년), 2162건(2017년)으로 매년 적발 건수가 늘고 있다.
적발된 유형별 사례를 보면, 삭제된 게시물의 경우 ‘군대 안 갈려고 정신과 트랜스젠더 진단을 받고 여성호르몬을 맞아서 가슴 나오고 여차처럼 변한다’는 성전환 방법에 관한 내용 게시와 십자인대 끊는 방법, ‘손가락 1개로 안 된다 2개 잘라야 군대를 안 간다’는 등의 다소 과격한 게시 사례가 많았다.
고의 체중증량이 의심되는 게시글을 수사한 결과, 병역을 감면받기 위해 많이 먹는 방법으로 9.2kg의 살을 찌워 신장 174.7cm, 체중 104.2kg로 신체등급 4급 판정을 받아 병역법 위반혐의로 검찰로 송치된 경우도 있었다.
민홍철 의원은 “병역면탈의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 다양화되고 있으며 사이버 상에서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며 “사이버 단속의 경우 단순 삭제로만 그치지 말고 실제 범죄로 이어졌는지에 대해 철저히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 의원은 이어 “날로 교묘해지는 병역면탈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 장비 등 과학적 수사기법과 장비도입은 물론 현재 38명인 특사경을 증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