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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읽고 그림도 보고"…박민준이 종이에 그린 현실 속 환타지

기사입력 : 2018년10월25일 08:00

최종수정 : 2018년10월25일 08:00

갤러리현대, 박민준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썼다. 소설을 쓰는 데 한 달, 수정하는 데만 1년이 소요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한 시간은 약 3년이다.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 위해 글과 그림을 모두 준비한 작가 박민준이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관람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갤러리현대는 24일 개막한 박민준의 개인전 '라포르 서커스'를 기획했다. 박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매체가 필요했고 이 기능을 소설이 맡았다. 긴 글을 쓴 적도 없고, 소설 집필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박 작가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승부했다. 소설 '100년의 고독'을 참고한 그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 첫 소설은 전시명과 같은 '라포르 서커스'다.

판테온 Panteon(Pantheon), 2016-2017, Oil on canvas, 210x291cm

소설을 쓰기 전 그린 그림은 '판테온'이다. 라포르 서커스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강렬한 색감과 독보적인 캐릭터들이 단박에 시선을 끈다.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네가지 색과 동양과 서양을 상징하는 동물들, 역동적인 움직임 등이 어우러지면서 환타지적인 분위기를 배가 시킨다.

그림과 소설을 살펴보면 박민준의 상상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개성이 넘친다. 맹인 곡예사부터 사람과 대화하는 파란 원숭이, 복화술을 하는 꺽다리 관장, 머리에서 나무가 자라는 동물 등 화려한고 성대한 축제가 한바탕 벌어진다. 작가는 캐릭터들만 따로 전시를 하고 싶을 정도로 작품 속 인물들에 애정이 깊다. 그는 "많은 관람객들이 캐릭터들을 관심있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갤러리현대에 전시된 소설 '라포르 서커스' 2018.10.23 89hklee@newspim.com

소설은 라포, 라푸 형제가 라포르 서커스단에 입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커스단 생활을 하면서 두 형제 사이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그들 앞에 나타난 환상적인 상황들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현실과 비현실 사이, 그 모호한 경계에서 줄타기를 한다'고 정리했다. 박민준은 "마술적 리얼리즘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환타지다. 현실감이 있는 상황에서 환상적인 요소가 나타났을 때 관람객(혹은 독자)이 괴리감 보다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그 완급 조절이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작가에게 '줄타기'라는 의미도 남다르다. 박민준은 "줄타기를 하면 땅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각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감각으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균형을 잡기 위해 우리는 흔들리는데, 그게 또 현실이다. 저 역시 늘 그렇게 흔들리는 상황과 마주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작가가 직접 영국에서 사온 의자. 서커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위해 마련했다. 2018.10.23 89hklee@newspim.com

소설을 읽지 않는 상태에서 그림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박민준 작가는 "작품은 관람자의 몫이다. 관람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관점에서 그림을 판단한다"며 "저는 오히려 제 의도와 다르게 그림을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게 그림이 가진 자유다. 그래서 소설 쓸 때 직접적으로 제 의도가 드러나 방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도 됐다"고 언급했다.

박민준 작가의 회화는 르네상스시대의 작품 혹은 고전 작품과 매칭된다. 작가는 학부시절부터 하이퍼리얼리즘에 관심이 많았다. 카라바조의 그림 '의심하는 도마'에 푹 빠졌고, 당장 유럽으로 떠나 미술관을 다니며 고전회화를 집중적으로 봤다. 고전회화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동경예술대학교 대학원 재료기법학과 연구생 과정(1년)을 거치며 자신의 화법을 구축했다.

박민준 작가 [사진=갤러리현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의 오마주'로 볼 수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는다. 그는 "미술을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인상파도 기껏해야 100년 전 일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동시대미술로 평가될 거라 생각한다"며 "램브란트와 저는 100~200년 정도 차이 나지만 후대에는 동시대 작가로 볼 것으로 생각하고 작업한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조각 4점과 설치 작품 1점도 볼 수 있다. 이 역시 작가가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분야다. 박 작가는 "조각을 처음 해봤는데 회화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며 흥미로워 했다. 아울러 설치 작품과 조각 작품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소설 속에서 보던 장면을 현실화 시킬 때 관람객의 만족도와 공감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포르 서커스'전은 갤러리현대에서 24일 개막해 오는 11월25일까지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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