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10% 수준...1년새 약 30만건 이용
내년엔 모바일 이용한 해외 특급 송금서비스 예정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 두 자녀를 모두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 직장인 김상태(55·가명) 씨는 올해 초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직장동료가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쉽게 송금할 수 있다며 이용을 추천해서다. 김 씨는 “이전에는 학기 초에 몇 달 치 생활비까지 모두 보냈으나 이제는 생활비의 경우 월별로 나눠 송금하고 있다”며 “저렴한 수수료 덕에 목돈을 한 번에 보내는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최근 자녀나 가족을 유학·이민 보낸 일명 ‘기러기 아빠’들 사이에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상품이 입소문을 타고 번지고 있다. 업무시간에 짬을 내 영업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송금 수수료 역시 은행권 최저 수준이란 점이 인기의 요인이다.
<카카오뱅크 CI=카카오뱅크> |
31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선보인 해외송금 서비스의 이용 건수가 약 1년여 만에 30만건에 육박했다. 이는 매월 약 2만5000건씩 해외송금 거래가 이뤄진 셈인데, 신생 은행으로선 업권의 주목을 받을 만한 호실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통상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는 출범 초기 큰 폭의 순증을 보이다가 점차 사용자 증가 규모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타 은행들이 이에 맞서 유사상품을 선보이거나 이벤트 등으로 고객 사수에 나서는 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상품은 이와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계절이나 수요 집중 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J’자 커브를 보이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월별 추이=카카오뱅크 제공> |
인기의 요인은 단연 파격적인 수수료다.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수수료는 5000달러 이하 송금시 5000원이다. 이는 시중은행 창구를 이용해 송금할 때 내야하는 수수료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현지에서 돈을 받는 사람이 지불해야 하는 수취수수료도 없앴다. 시중은행에서 5000달러를 송금하면 받는 사람도 수취수수료 약 1만6800원을 내야한다.
복잡한 절차를 비대면으로 간소한 점도 고객의 구미를 당겼다. 통상 지속적인 해외송금 거래를 위해선 은행 지점을 방문해 ‘거래 외국환은행 지정’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업계 최초로 이를 ‘비대면’으로 진행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 상품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좀 더 빠르게 간편하게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1분기 ‘웨스트 유니온’과 손잡고 모든 과정을 모바일로 처리 가능한 해외 특급 송금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의 인기는 카카오뱅크의 흑자 달성 목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출범 초기 7600건에 불과해 수익성이 부족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불과 1년 만에 약 4배에 가까운 거래실적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해외송금 서비스로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익은 월평균 약 1억3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거래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과 내년 초 새로운 해외 특급 송금서비스가 선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거래 고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대상국 확대와, 신규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