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증시 투자 전략이 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이 유력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2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미국의 중간선거 시나리오와 이에 따른 주식시장 전망을 소개했다.
우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다수석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선거 분석기관인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에 따르면 민주당이 최소 23석을 추가로 확보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85%다. 반면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현재와 비슷한 차이로 우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CNBC는 분점 정부 상태가 되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구상이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주식은 대체로 워싱턴의 교착상태에서도 괜찮은 실적을 보였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조셉 송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은 정체 속에서도 번성했다”면서 “공화당 대통령 아래 분점 의회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내며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주식 투자자들은 의회가 나뉘는 것을 예상해 왔다”면서 “한 당이 완승하는 것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회 앞에서 휘날리는 성조기[사진=로이터 뉴스핌] |
◆ 민주당 하원 장악, 제약·방산주 강세 전망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가 1월 은퇴하는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의 뒤를 이어 하원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탄핵에 소극적인 편이지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탄핵 논의를 벌일 수 있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탄핵 절차가 검토되면 이것은 거시적인 충격이 될 것”이라면서 “시장은 대체로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과 같은 역사적인 충격에 다른 초기 매도에서 회복됐지만, 탄핵의 큰 위험은 S&P500 기업들의 두 자릿수 이익 성장에 기여한 세제개혁의 뒤집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CNBC는 하원에서 탄핵이 논의되더라도 상원에서 우세한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하원과 상원 다수석을 확보하는 시나리오에서 제약주와 방산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주의 경우 의미 있는 약값 인하 법안이 통과되기 어렵고 방산주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국방비 지출 증가를 원하는 가운데 민주당도 2019회계연도 국방비 지출 증가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 공화당 양원 장악 시 경제 효과는 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파이프서티에잇은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을 15% 정도로 본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의 경제적 영향력은 크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현재 추진 중인 ‘세제개혁 2.0’ 추진력에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산층의 세금을 10% 감면하는 세제개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DWS의 조한네스 뮬러 수석 거시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세제 개혁과 규제 완화에 대한 희망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과열에 대한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칼바시나 이코노미스트는 공화당의 승리로 정유주가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골드만삭스에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기업들이 이 시나리오에서 혜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현될 확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점쳐지는 시나리오는 이른바 ‘블루 웨이브’, 민주당의 양원 장악 시나리오다.
DA 데이비슨의 자산관리 책임자인 제임스 레이건은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다수석을 확보한다면 섹터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인프라 지출 확대에 따라 산업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일어날 확률이 낮은 이벤트에서 그들이 인프라 지출에 타협한다면 산업주와 원자재주에 수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은행주와 헬스케어는 블루웨이브로 불리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은행과 제약사에 대한 규제 강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차 대전 후 치러진 모든 중간 선거 이후 S&P500 랠리”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2차 세계 대전 이후 치러진 모든 미국의 중간 선거 이후 주식시장은 강한 반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LPL 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에 따르면 6일 중간선거가 끝나면 주식시장의 큰 변동성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데트릭은 2차 대전 이후 치러진 18번의 중간 선거 이후 S&P500지수는 10월 저점으로부터 평균 10% 상승했다.
지난달 S&P500지수는 6% 이상 하락하며 지난 26일에는 2641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이후 S&P500지수는 이날까지 4%가량 올랐다.
데트릭은 최근 하락세가 이례적이지 않다면서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 S&P500지수는 대체로 10월 초까지 직전 해 말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데트릭은 “2014년 중간선거에서 우리는 10월 중순 대규모 매도세를 봤고 바닥을 찍고 랠리를 펼쳤다”면서 한 해 전체 상승분이 그해 막판에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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