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BJ··· 점점 더 자극적으로
터넷 방송 제재는 '글쎄'... 표현의 자유 침해 의견도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 P사 소속 인터넷 방송 진행자(BJ) 임모(26·여)씨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술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생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은 술집에서 나온 뒤에도 이어졌다. 자동차에 탄 임씨는 인근 모텔까지 약 700m를 술에 취한 채 운전했고, 이 모습을 모두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경찰은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 중 한 명의 신고로 임씨를 붙잡았다.
#. Y사 소속 인터넷 방송 BJ A(49·남)씨는 지난 9월 부산에서 게임 방송을 진행하던 중 시청자인 B씨와 시비가 붙었다. 화가 난 A씨는 B씨를 죽이겠다며 택시를 타고 찾아갔다. A씨는 이 과정을 모두 생중계로 방송했다. 시청자들은 "A씨가 사람을 죽이러 가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잘못한 것이 없다"면서 오히려 노상방뇨하는 장면까지 방송에 내보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 늘어나는 BJ··· 점점 더 자극적으로
최근 인터넷 방송 BJ들의 방송 콘텐츠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BJ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극적인 콘텐츠 역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1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개인 인터넷 방송 심의건수(자체 모니터링 및 민원접수)는 2015년 257건에서 2016년 718건으로 약 3배가량 늘었다.
일반적으로 BJ의 수익은 방송 시청자 및 구독자 수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인 온라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은 현금화가 가능한 사이버 머니 '별풍선'을 통해 돈을 번다. 시청자는 1개에 110원인 별풍선을 BJ에게 선물할 수 있다. BJ는 아프리카TV가 정한 등급에 따라 20~40%가량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이를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이와 같은 사이버머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선정적인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아프리카TV의 한 BJ는 지난 9월 입대를 앞두고 하루 동안 시청자들에게 100만여개의 별풍선을 선물 받기도 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1억원을 받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TV에서는 1만명이 넘는 BJ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들고 너도나도 인터넷 방송으로 몰려드는 상황이다.
인터넷 방송 소비자 중엔 청소년들도 많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초등생 4년∼고등생 3년) 중 26.7%가 일주일에 1회 이상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인터넷 방송 제재는 '글쎄'
현재로선 선정적 방송을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방심위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물의를 빚은 BJ에게 이용 정지 등을 내릴 권한은 있으나, 인력이 부족해 모든 BJ를 관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해당 인터넷 방송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BJ에게 징계를 내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인터넷 방송 사업자는 현행법상 방송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방송법을 준수할 의무도 없고 방심위의 제재 대상도 아니다. 그저 방심위에서는 사업자에게 자체심의를 권고해 자체 정화를 기대하는 정도다. 또 사업자가 BJ에게 내리는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인 경우도 많다. 만약 해당 BJ가 강력한 징계에 반발해 타 플랫폼으로 옮긴다면 결국 회사 측에게도 손해이기 때문이다.
[사진=SBS] |
현재 국회에서는 인터넷 방송을 방송법에 포함하는 통합방송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방심위는 유해한 내용의 개인 인터넷 방송을 보다 실효성 있게 규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1인 방송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있어 입법까지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