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생산시설 5곳을 폐쇄하고 인력 1만5000명을 감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구조조정은 경기침체를 우려해서가 아니라 미국 경제가 강력한 양상을 보일 때 선제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경험이 있는 GM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미국 경기둔화를 예고하는 경고등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부문도 고용과 투자를 줄이는 등 미국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난 데다 일본과 독일이 지난 3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중국 성장 동력도 뚜렷하게 약화되면서 전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 전망이 강화되자 과거의 공포가 재현되기 전에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북미 자동차 판매 급감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오랫동안 누려왔던 호황기의 끝자락에 섰다는 위기감도 이번 구조조정을 부추겼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올해까지는 자동차 판매가 어느 정도 유지됐으나, 앞으로는 업계의 추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GM의 구조조정이 자동차 업계의 대규모 감원 물결을 예고한다고 보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WSJ는 예상했다.
존 실비아 다이내믹이코노믹스트래티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구조조정은 수익성이 낮은 세단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실비아는 “세단이 팔리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이라며 “소득이 늘고 실업률이 떨어지고 경기기대감이 높아지자 소비자들이 SUV와 명품차를 선호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에 따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바라 CEO 또한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현실에 맞게 생산 능력을 조정하려는 것”이라며, 향후 2년 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예산을 두 배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전문 주간지 배런스도 GM의 이번 구조조정은 자동차산업이 전기차로 대전환한다는 신호라며, 생산 플랫폼을 단순화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GM의 계획에 주목했다. 자동차 부품 공유 시스템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 부품 디자인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일단 시장은 GM의 행보를 반겼다. GM 주가는 전날 시간외 거래에서 5% 가까이 급등했다.
존 머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애널리스트는 “GM이 회사 대내외 상황을 매우 객관적으로 판단해 내린 인상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정치권과 노동자 단체들은 GM의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M에게 “차라리 중국 공장을 폐쇄해 미국 오하이오주로 옮기라”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의 캐나다 오사와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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