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CEO 겸직, ICT·미디어 사업 총괄
보안·커머스사업부장이 관련 자회사 대표 겸임
자회사 시너지 극대화, 중간지주사 전환 포석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디어 부문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직한다. SK텔레콤 주요 사업부장도 핵심 자회사 대표를 함께 맡는 등 융합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가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중장기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
6일 발표된 SK그룹 인사에 따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디어 부문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한다. 기존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SK텔레콤을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제와 함께 미디어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통신과 미디어라는 핵심 사업 모두를 박 사장이 모두 총괄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 주요임원 보임변경 인사도 자사 핵심 사업과 주요 자회사 대표 및 중책을 겸임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윤원영 미디어사업부장이 SK브로드밴드 운영총괄을 겸임하며 최진환 ADT캡스 대표가 현직을 유지함과 동시에 SK텔레콤 보안사업부장도 함께 맡는다. 또한 이상호 11번가 대표 역시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을 함께 맡게 됐다.
이로써 SK텔레콤은 CEO와 주요 사업부장이 통신을 중심으로 미디어, 보안, 커머스를 모두 담아하게 됐다. 반면 MNO사업부는 유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이 겸임없이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전문성을 강화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향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간지수사 전환 시나리오는 SK주식회사 산하에 SK텔레콤 지주사를 놓고 11번가,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및 SK텔레콤 통신사업 부문 등을 놓는 방식이 유력하게 꼽힌다(아래 표 참고).
이를 위해서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주요 자회사의 사업 및 전략을 콘트롤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이번 인사에서 박 사장을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자회사 대표 및 중책을 함께 맡으며 기본적인 틀을 갖췄다는 평가다. MNO사업부만 독자적으로 강화하는 것 역시 통신사업 부문 분리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이 SK그룹 전반의 ICT 핵심 계열사로 발돋움한 상황에서 ‘빅딜’ 전문가인 박 사장이 ‘키’를 계속 쥐고 있다는 점도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남은 관건은 자금이다.
지난 8월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상장 자회사 의무보유지분 규정은 현행 20%에서 30%로 늘어난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두기 위해서는 10%p 가량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한데 현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5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는 5G 시대 선도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ICT 사업을 함께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확인 가능한 내용은 없으며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