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오영식 사장이 사임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어제인 지난 10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의 철도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꼽힌다.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철도사고에 대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전례는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문 일이라서다. 결국 이에 부담을 느낀 오영식 사장이 사임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치 '선배' 격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응분의 책임을 져라'는 언급도 오 사장의 사임을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8일 국토교통부 2차관이 참석한 비상대책회의에서 "추위 때문에 선로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고원인 추정은 '비전문가 논공행상'과 '낙하산 인사' 논란을 가속화 시켰다.
11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의 자진사임은 상위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압박과 특히 오영식 전 사장의 '버팀목'이랄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 추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어색한 만남' 좌로부터 오영식 코레일사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정렬 국토부 2차관 [사진=국토교통부] |
실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사고발생 직후 교통분야 수장인 김정렬 제2차관을 강릉 사고 현장으로 급파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케 했다.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철도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국토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어 9일에는 김현미 장관이 직접 현장으로 출동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잇단 철도사고에 대해)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발언을 해 오 사장의 거취에 영향을 줬다.
특히 오영식 사장보다 5년 연상인 김현미 장관은 재야 학생운동과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함께 활동을 한 운동권 및 정치 선배다. 그런 김 장관이 오 사장을 겨냥한 발언을 하자 철도업계에서는 오 사장의 사임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어 10일에는 대통령의 질타까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망하다’는 표현을 곁들이며 "혹시라도 승객의 안전보다 기관의 이윤과 성과를 앞세운 결과가 아닌지도 철저히 살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사실상 오영식 사장의 운명을 가른 한마디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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