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이터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이 증시 패닉 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소형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경기 하강에 저항력이 약한 종목을 팔아치우기 시작한 것.
채권 구루로 통하는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건드라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연이어 베어마켓을 경고하는 상황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이와 별도로 미국 백만장자들이 워싱턴의 정치권 리스크를 2019년 가장 커다란 악재로 지목해 관심을 끌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이 본격적인 베어마켓 대비에 나섰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11% 가량 하락, 베어마켓과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겨냥한 전략을 가동하는 움직임이다.
니드햄펀드와 웰스 파고, 호지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등 금융업체들은 소형주 비중을 크게 줄이는 한편 현금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국내외 경기 한파가 뚜렷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약한 종목을 팔아치울 때라는 지적이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0200 지수가 8월 고점 대비 19% 급락, 베어마켓 진입을 목전에 둔 것은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러셀2000에 이어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 역시 패닉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건드라크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S&P500 지수가 연초 저점을 뚫고 내릴 것”이라며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부터 비트코인까지 큰 틀에서 위험자산이 도미노 급락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3.0% 돌파를 예측했던 그는 “뉴욕증시의 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우량주와 미 국채를 포함한 안전자산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는 전략을 주문했다.
댈러스 소재 호지스 캐피탈의 게리 브래드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9월 이후 고통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의 가파른 하강 기류에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밖에 비교적 내년 증시를 낙관하는 투자자들조차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는 한편 현금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주요국 경제 지표의 악화와 함께 정치권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CNBC가 투자 자산 100만달러 이상의 슈퍼 부자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38%가 정국 혼란을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소음과 민주당의 하원 장악 이후 벌어질 정치권 마찰이 내년 자산 운용의 위협이라는 것.
내년 증시 동향과 관련, 백만장자 가운데 20%는 보합을 예상했고 50%를 웃도는 응답자가 5% 가량 완만한 상승을 점쳤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