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분석해 보니 사회주의 노선 하의 자립경제에 방점
전문가 "한국도 북한도, 올해 경제가 큰 도전의 해 될 것"
김 위원장, 밝은 서재에서 소파에 앉은 채 발표해 눈길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평화'란 단어를 총 25회 사용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10회 사용했다.
이번 신년사에서 '비핵화'는 총 2회 거론했다. 또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본인의 비핵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주체혁명의 새 시대를 빛내기 위한 투쟁" 등 '주체'란 단어는 모두 9회 사용했다.
지난해 '핵 개발'을 강조하며 핵이 포함된 단어를 21차례 사용했지만 올해는 4회만 사용했다.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조선중앙TV> |
부쩍 늘어난 단어는 '경제'다. 지난해 21차례 사용한데 이어 올해 무려 37번 사용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난관 속에서도 끄떡없고 멈춤이 없으며 더욱 떨쳐 일어나 승승장구해 나가는 사회주의 노선의 억센 기상과 우리의 자립경제에 막강한 잠재력이 현실로 과시되었습니다."라며 "사회주의 자립경제 위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남한 못지 않게 북한 역시도 올해 경제가 관건인 상황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년이 조선 노동당 창건 75년이고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라며 "한국도 올해 경제가 중요한데 북한도 올해가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교수는 "작년 군사 관련 현지지도는 거의 없었고 경제 관련 현지지도가 대부분이었다"며 "제재 국면이 올해까지 이어진다면 제재의 효과가 오래 나타날 수 있어 그런 의미에서 북미간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7년 연속이다.
지난해에는 뿔테 안경에 밝은 은회색 양복 그리고 은색 넥타이를 매고 단상 앞에서 신년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에 반해 올해는 김일성, 김정일 선대 위원장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서재 같은 공간 안에서 소파에 앉아 블랙수트를 입고 앉아서 신년사를 낭독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항상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당당한 어조로 신년사를 읽어내려간 반면 올해는 차분함을 강조하며 침착하게 신년사를 읽었다.
작년 1월 1일 신년사 발표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북한 노동신문> |
또 지난해 김 위원장은 신년사 후반부에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 의사를 피력하며 남북 관계의 대전환을 예고했는데 올해는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카드를 우리 측에 제안했다.
올해 신년사 후반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구성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제재를 풀지 않고 압박을 계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한해 경제가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며 미국의 도움 없이도 전진이 가능하다고 으름장을 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는“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타격 사정권"이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