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줄줄이 예상실적 낮춰, 손해 변경 기업도 증가
실적 먹구름에 투자 심리 위축 우려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중국 상장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증시에 어닝쇼크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화얼제젠원(華爾街見聞)에 따르면 29일 30일 이틀 동안 130여 개 A주 상장사가 지난해 예비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20억 위안(약 3319억 원) 대 손실을 예상한 기업은 60곳, 30억 위안 대는 8곳에 달했다.
29일 중국 최대 생명보험 기업 차이나라이프(China Life, 中國人壽, 601628.SH)가 2018년 순이익을 전년 대비 50~70% 하락한 161억2600만~225억7700만 위안으로 예상했다. 화얼제젠원은 “시가총액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 창안(長安)자동차(000625.SZ) 역시 지난해 순이익을 7억~7억5000만 위안으로 예상, 전년 대비 89.5~93% 하락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화얼제젠원에 따르면 29일 하루에만 28개 기업이 지난해 5억 위안(약 830억 원) 이상 적자를 예고했다.
29일 30일 이틀 동안 130여 개 A주 상장사가 지난해 예비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사진=화얼제젠원] |
30일에도 둥팡항공(東方航空, 600115.SH)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 300027.SZ) 등 더 많은 기업이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둥팡항공은 상하이증권거래소를 통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이 26~3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53~59% 하락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같은 날 난팡항공(南方航空, 600029.SH) 역시 2018년 순이익을 27억7400만~32억9700만 위안으로 발표, 전년 대비 47~56% 하락할 것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화이브라더스도 지난해 9억8200만~9억8700만 위안의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주범으로 꼽히는 건 지난해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판빙빙 탈세 사건 및 최대 주주의 주식담보 대출 논란이다.
화이브라더스는 지난해 판빙빙의 탈세 사건에 연루됐을 뿐만 아니라 최대 주주 왕중쥔(王中軍) 및 왕중레이(王中磊) 형제가 보유한 지분(28.02%)의 약 90%가 대출 담보로 저당 잡혀있다는 것이 알려져 1년 사이 주가가 반토막 났다.
드라마 제작사 화루바이나(華錄百納, 300291.SZ) 역시 선전증권거래소를 통해 지난해 적자 규모를 33억2900만~33억3400만 위안으로 예상했다.
중국 대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러스왕(樂視網, 300104.SZ)은 경영결손(경영자의 경영 미숙으로 발생한 손실)이 25억 위안(약 4147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로봇기업 신스다(新時達, STEP, 002527.SZ)는 2018년 2억3000만~3억 위안의 적자를 예고했다.
싱예(興業)증권(601377.SH)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16~21억 위안, 약 80~100%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다른 증권사인 궈타이쥔안(國泰君安, 601211.SH)은 순이익 67억900만 위안을 예상, 전년 대비 32.11%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하향폭이 가장 큰 기업은 최대 78억 위안(약 1조3000억 원) 손해가 예상되는 게임업체 톈선(天神)엔터테인먼트(002354.SZ)다. 30일 발표 당일 톈선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42% 하락한 4.73위안에 마감했다.
29일 하루에만 28개 기업이 지난해 5억 위안(약 830억 원) 이상 적자를 예고했다 [사진=바이두] |
화얼제젠원은 “지난해 실적 발표 전인 A주 대형 상장사가 아직 여럿 남아있다”며 “금융기관을 비롯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는 “일부 기업이 지난해 실적을 이익에서 손해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며 “더 많은 기업의 실적 하향이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2018년 실적을 2억3000만~4억4000만 위안 이익에서 21~23억 위안 손해로 대폭 하향 수정한 중국 전기차 부품사 다양뎬지(大洋電機, 002249.SZ)다.
지난해 초 본격화된 미중 무역전쟁과 가중된 경제 하방 압력 그리고 판빙빙 탈세 사건, 불량 백신 스캔들 등 산업 리스크 등이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