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라마바드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기자 = 남아시아 및 중국 순방 일정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파키스탄과 200억달러(22조 5040억원) 규모의 투자협정을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시아 및 중국 순방 일정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투자가 이슬람 동맹국들을 더욱 가깝게 만들 경제적 유대 관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왕세자는 투자협정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사우디는 파키스탄의 형제국이자 우호국이었다. 우리는 힘들었던 시절과 좋았던 시절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임란 칸 총리와 카마르 자베드 바즈와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라왈핀디에 있는 한 군용 공항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맞이했다. 이후 칸 총리는 사우디 왕세자가 탑승한 차량을 직접 운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로 향했다.
칸 총리는 왕세자에게 "사우디는 힘들 때 도움을 주는 친구였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라며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파키스탄은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다. 사우디는 이에 지난해 60억달러(6조7452억원)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겠다고 합의,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하는 파키스탄에게 숨 돌릴 여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파키스탄 투자 대부분은 에너지 사업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협정에는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정유 및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데 10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임란 칸 총리는 사우디와 광물과 농업 투자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 이후 훼손된 명성을 되찾기 위한 일환으로 아시아 순방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왕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써온 카슈끄지는 지난해 사우디 암살단에 의해 살해됐다.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사우디 왕가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당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관리들은 순방이 연기됐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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