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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대학살의 신' 송일국 "점점 '미셸' 닮아가…달라진 디테일 느껴보세요"

기사입력 : 2019년02월27일 15:30

최종수정 : 2019년02월27일 15:39

2017년에 이어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와 다시 한번 호흡
평화주의 공처가지만 쌓아왔던 울분 터뜨리는 '미셸' 역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배우 송일국(47)이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브라운관이 아닌 무대 위다. 2년 전보다 한결 여유로워 보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말하는 그를 26일 예술의전당의 한 까페에서 만났다.

배우 송일국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송일국은 현재 연극 '대학살의 신'(연출 김태훈)에 출연 중이다.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11세 두 소년의 싸움을 계기로 두 부부가 교양과 가식을 버리고 유치찬란한 설전을 펼치는 내용이다. 지난 2017년 공연에 참여한 송일국은 동일한 캐스트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고 있다.

"재공연 조건 자체가 2017년과 같은 캐스트였어요. 선배님들도 마찬가지였죠. 연습실 분위기가 좋아요.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죠(웃음). 선배님들이 연습실에서 단 한 번도 얼굴을 붉힌 적이 없어요. 특히 이지하 선배님은 연극계에 잔뼈가 굵으니 엄청 의지하죠. 제가 제일 못해서 온갖 시도를 다해보는데 그걸 다 받아주시고, 원하는 대로 하게 해줘서 감사해요(웃음). 사실 따지면 연출이 가장 막내인데, 배우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본인 의도대로 끌고가는 능력이 탁월해요."

'미셸'은 철물용품 도매상을 하며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평화주의자이자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공처가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숨겨왔던 투박한 심성과 울분을 터뜨린다. 그는 캐릭터와 싱크로율 높다며 2년 전과 달리 더 디테일해졌음을 밝혔다.

"할아버지가 진짜 철물점을 하셨어요. 제가 워낙 공구를 좋아해요. 가정용 말고 프로용 공구도 집에 많아요(웃음). 사실, 2017년에는 소리만 지르다 끝났어요. 이번에는 디테일을 많이 찾았죠. 출연 결정을 하면서 살도 일부러 더 찌웠어요. 15kg을 불렸는데 연출님은 더 찌우라며 좋아하더라고요(웃음). 남자가 아무리 화를 내도 여자의 말발에 움츠러들잖아요. 그래서 싸우면서 단어에 집중하고, 감정도 주고 받으며 밀당하려고 합니다."

배우 송일국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그가 달라진 이유는 두 번째 공연이기도 하지만, 1년여 파리 생활이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송일국은 아내의 연수를 따라 아이들과 프랑스 파리에서 지냈다. 그때 처음으로 아내와 큰소리 치고 싸우기도 해봤다. 덕분에 다시 만난 '대학살의 신'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가족들이 같이 가야 해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경력단절이었죠(웃음). 영어도 잘 못하고, 불어도 안 되니까 하루종일 집안일하고 저를 많이 되돌아봤어요. 한국에서 바쁘게 지내다 24시간 붙어있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오가더라고요. 아내와 말다툼할 때 전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는 확 와닿아요(웃음). 사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예 언짢은 적도 없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너무 힘들었는데 육아를 돕는게 아니라 제 몫이라고 생각하니 덜 부딪혔죠. 그때도 큰소리를 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파리에서 살 때는 너무 억울해서 목소리를 크게 낸 적이 있어요(웃음)."

사실 2017년 첫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미셸'이 아닌 '알랭'인 줄 알았다. '알랭'은 까칠한 속물 변호사로, 남경주가 맡은 역할이다. 송일국은 "이제는 절대로 '알랭'을 못한다"며 손사레를 쳤다.

"오히려 '미셸'이 다행이에요. 제가 극중에서 엄마랑 통화하는 장면이 딱 세 번인데, 대사도 몇 마디 안돼요. 전화하는 장면이 어려운 게, 혼자 말하는 게 너무 헷갈려요. 저는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외우는 게 쉽거든요. 그런데 '알랭'은 계속 전화기에 혼자 얘기해야 하고, 전부 전문용어라 어렵죠. 특히 휴대폰을 잘못 건드리면 화면도 안 켜지고, 그럼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저는 지금 하면 할수록 '미셸'이 되고 있어요.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요(웃음)."

작품은 코미디지만 배우들은 전혀 웃을 수 없다. 송일국이 이번에 다시 깨달은 점이 '웃기는게 더 어렵다'는 것. 관객 반응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데다,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일희일비하며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배우가 웃는 것과 우는 것만 되면 반이 된다고 했어요. 처음에는 웃는 걸 쉽게 생각했는데 더 어려워요. 웃기는 건 더하죠. 선배님들을 보면 베테랑이구나 느껴요. 저는 괜히 더 뭘 하려 하고 오버하기도 하고요. 사실 웃음에 정답이 없잖아요. 저같은 중고신인은 웃음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흥분돼요. 웃음 소리에 목매달게 되고, 저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려놓으니까 더 웃어요. 저만 못하는 거 같아서 위축되기도 하지만 세 분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연극 '대학살의 신' 공연장면 [사진=신시컴퍼니]

그래서 송일국은 연습실 간식 담당을 자처했다. 함께 하는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자 수업료다. 연습하면서 또 하나 중요하게 여겼던 건 발성이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무대의 특성상, 관객에게 대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다.

"연습할 때 귤이나 빵을 엄청 사갔어요. 그거라도 안 하면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한 거에요(웃음). 선배님들께 늘 배우고 있으니까요. 연습할 때 상대적으로 제가 제일 지적도 많이 받고, 저 때문에 연습도 많이 중지돼서 고마움과 수업료를 내는 마음으로 간식 담당을 자처했어요(웃음). 사실 방송 출신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올랐을 때 대사가 잘 안 들리는 분들이 있어 놀란 적이 많아요. 그게 약간 트라우마처럼 돼서 연습할 때 소리를 높여서 했어요. (최)정원 선배님이 오죽하면 '이건 미셸이지 안중근이 아니야'라고 했을 정도니까요(웃음). 그래도 연출님이 극장에서 큰 소리를 낮추는 건 괜찮다며 독려해주셨죠."

이번 공연은 '블랙코미디'에서 '블랙'에 더 집중했다. 두 부부의 유치찬란한 말싸움을 통해 현대인의 가식과 위선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지켜보는 관객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각각 인물을 통해 관객마다 다른 지점에서 웃고 즐기고 이입하게 된다.

"코미디라고 하면 웃다 끝나지만 이 작품은 확실히 시사하는 바가 있어요. 스스로를 돌이켜보게 하죠. 현대인의 이중성을 많이 건드려요. 저도 위선적인 부분이 있으니까요. 네 캐릭터에 모든 사람들이 대입돼요. 아내가 공연을 여러 번 봤어요. 같이 온 지인들이 다 달랐는데 모두가 웃음 포인트도, 감정이입하는 인물들도 달랐죠. 연출님도 '블랙'을 더 많이 끄집어내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배우 송일국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작품이 끝나면 운동을 시작한다. 보조제 없이 완성해 트레이너에서 칭찬받았던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물론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의 케어도 계속된다. 작품이 아이들의 싸움에서 시작됐기에, 걱정되는 점도 많다고.

"아이들이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요. 처음 아기를 낳았을 때 JTBC '발효가족'을 찍고 있었는데 박찬홍 감독님이 '피해자 부모 만나서 빌 줄 알아야 하고 경찰서 가서 합의할 줄 알아야 해'라던 말이 아직 안 잊혀요(웃음). 저희 애들이 덩치가 커요. 남자들은 덩치가 크다는 것만으로도 표적이 될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맞고 오는 것보다 때리는 게 낫다고 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어요. 저희는 또 셋이다 보니 더 걱정이죠. 파리에 있을 때는 불어를 배우는게 아니라 현지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더라고요. 민국이는 이미 제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고, 대한이는 지적 호기심이 강해요. 만세는 불안하기도 하지만 강요하고 싶진 않아요."

오롯이 무대에만 집중하는 송일국의 마지막 바람은, 관객이 자신을 '미셸'로 바라봐주는 것. 과거 예능프로그램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는 다시 배우로 대중에 인정받고 싶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다시 활발해질 송일국의 활동을 응원한다.

"이번 작품이 알게 모르게 숨겨진 장치들이 많아요. 성적인 묘사도, 비유적으로 빗대 표현한 말들도 많고요. 극의 템포가 빠른 편이라 처음에는 대사를 따라가기 바쁠 거예요. 여러 번 보면 작품의 진면목을 더 느끌 수 있을 겁니다(웃음). 사실 예능 경험이 약점이 될 수 있어요. 배우가 아닌 배역으로 몰입돼야 하니까요. 관객이 송일국이 아닌 작품 속 역할로, '미셸'로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아직 커튼콜 때 쑥스러워서 객석을 잘 못 보겠어요. 마지막에는 웃으면서 관객들을 바라보고 싶네요."

연극 '대학살의 신'은 오는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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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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