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위안화 약세, 환율 조작 때문 아냐"
무역전쟁· 중국 경기둔화·미국 금리 인상… '복합적' 결과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중국이 반드시 위안화 약세를 원하는 것은 아니며, 위안화 절하 압력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경제 상황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라고 AF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안에 중국 당국의 위안화 환율 개입 금지를 명문화하는 방안이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의 통화 정책은 복잡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이 관세 부과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수출을 독려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 28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환율 조작을 금할 것이며 그들의 어떤 시장 개입도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위안화 약세는 중국 수출 제품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오른쪽부터)과 로버트 라이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30일(현지시간) 워성턴DC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 세번째)와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다. 2019.1.30.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17년 위안화 가치는 6.3% 올랐으나 지난해 5.7% 절하됐다. 지난 10월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년 전 수준으로 밀려 6.96위안대까지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진행된 위안화 약세가 환율 조작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성장 둔화, 무역 전쟁, 미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를 높이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미 달러의 가치가 약 8~16% 높게 평가돼있는 반면, 중국 위안화는 대략적으로 펀더멘탈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도 지난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며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제한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올해 들어 위안화는 반등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올초 이후 약 3% 올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반박하며 오히려 중국 당국은 위안화가 너무 많이 약세로 가는 것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담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신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50년대식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전략으로는 관세와 환율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마크 소벨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 회장은 "현재 여건은 미국과 중국이 통화가치 안정화에 주력하기에 적합하다"며 "미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했고, 중국의 경기부양 노력은 부진한 경기를 안정시키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러/위안 환율은 매일 중국 당국이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고시한 기준 환율을 중심으로 ±2% 범위 내에서 형성된다. 이는 위안화 변동성을 제한해 지난 5년간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2~6.8위안 범위에서 움직였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