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흥국 모범생 시절 끝났다”
“부채, 노동인구 감소, 생산성 등 중진국 함정 도사리고 있어”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경제성장세가 최근 몇 년 새 둔화되기는 했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10년 후에는 2%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거시경제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신흥국 모범생으로 활약하던 시절이 끝났다”며 10년 후에는 경제성장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회) 2차전체회의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8년 만에 최저 수준인 6~6.5%로 지난해의 6.5%에서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한 채 경제성장세만 둔화되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채, 인구 변화, 생산성 저하 등이 꼽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NPC·전인대) 개막식에서 업무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2019.03.05.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선 중국은 정부부채보다 기업 및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해 부채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줄리언 에반스-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채 문제의 주범을 대출 관행으로 꼽으며, “정부는 대출을 국유기업으로부터 보다 효율적인 민간 기업으로 옮기려고 유도책을 썼으나 지금까지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림자 금융 규제가 중국 경제에 주요 역풍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림자 금융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활동하는 금융기관들의 비공식 대출로, 국유기업들만을 선호하는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민간 기업들의 주요 자금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불어나는 부채를 줄이겠다며 그림자 금융에 대한 규제를 단속했고, 결과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한편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령화로 인해 중국 경제 동력으로 작용한 노동인구가 줄고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노동인구 감소로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0.5%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중국 노동인구가 매년 0.2%씩 감소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를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은 생산성 증가 동력이 약하다는 점이라며, 신흥국은 대체로 생산성 향상의 동력을 수출에서 찾지만 중국은 이미 수출 시장이 방대해 이제 생산성을 향상하려면 내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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