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5개월 사이 연이은 보잉 항공기 추락 사고에 전세계가 시끌한 가운데 에티오피아의 참사 현장에서 결정적 단서가 발견됐다.
조사 팀의 눈에 포착된 것은 이른바 잭스크루(jackscrew)라고 지칭하는 조종 장치로, 항공기의 머리 부분을 올리거나 낮춰 비행 각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잭스크루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의 라이언 항공이 추락한 현장에서도 발견, 사고를 일으킨 주요인으로 지목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단서가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보잉 737 맥스8 사고 현장의 헌화 [사진=블룸버그] |
사고 유사성이 보잉 맥스 기종에 대한 공포감을 한층 더 부추기는 가운데 시스템 결함이 원인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보잉은 매출 타격은 물론이고 전세계 희생자 가족들과 항공사들의 줄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항공의 사고 현장에서 잭스크루가 발견됐고, 조사 팀은 이를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추락의 결정적 요인으로 주시하고 있다.
완파된 맥스8의 잔해 속에서 발견된 잭스크루는 항공기의 고도를 조정하는 시스템이 오작동하면서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목 받고 있다.
CNBC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잭스크루가 인도네시아 항공기 추락 현장에서 나온 것과 흡사한 장치라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상공에서 10일(현지시간) 이륙 직후 추락한 보잉 737 맥스8 항공기 잔해 [사진=로이터 뉴스핌] |
뿐만 아니라 항공기의 비행 각도를 조정하는 트림의 위치가 정상적이지 않은 점도 두 건의 사고 단서에서 나타난 공통점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두 건의 참사가 유사한 시스템 결함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에 한층 더 설득력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에티오피아 항공이 프랑스에 전달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와 그 밖에 증거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보잉이 수익성 타격은 물론이고 무더기 소송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보다 명확한 사고 경위가 드러나면서 맥스8 기종의 시스템 결함이 사고를 일으켰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희생자 가족들과 항공사들이 일제히 소송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라이언 항공 사고의 희생자 가족 변호사인 브라이언 카바텍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흡사한 추락 사고가 두 번째 발생하면서 보잉이 시스템 결함을 알고 있었거나 인식했어야 한다는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며 “두 건의 참사는 보잉이 잠재 위험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인도를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주문 규모가 6000억달러에 이른 만큼 이번 사태에 따른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신화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항공 측은 지난 주말 사고가 인도네시아 라이언 항공과 매우 흡사하다고 밝히고,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조사 결과가 수 일 이내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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