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P, 지방선거 전체 득표율로는 선방...이스탄불은 초접전 양상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이 31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도 앙카라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패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앙카라 광역시에서 개표가 99.8% 완료된 가운데 제 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만수르 야바스 앙카라 시장 후보가 50.9%의 득표율을 얻어 AKP의 후보를 3.4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AKP가 25년 만에 야당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3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정의개발당'(AK Party) 지지자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진과 국기를 들고 있다. 2019.03.31.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터키의 광역시장 30명과 시장 51명 등을 선출하는 이번 지방선거는 터키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해 실업률이 상승하고, 식품 가격이 폭등하는 등 경제난 속에서 치러져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찬반 투표로도 불렸다. 특히, 앙카라와 경제 중심지 이스탄불의 시장 선거 결과가 AKP를 이끄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패 여부를 가리게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카라뿐 아니라 지중해 연안 지역의 주요 도시에서도 패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침체에 빠진 데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표현했다. 로이터는 AKP의 앙카라에서의 패배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민주당'(HDP) 지지자들이 31일(현지시간) 터키 디야르바키주(州) 디야르바키르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자축하고 있다. 2019.03.31.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경제 도시 이스탄불 광역시에서는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 결과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개표가 98.8%가 진행된 가운데 AKP 후보인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가 CHP의 에크렘 이마모글루를 4000표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AKP의 이을들름 후보는 승리를 선언했으나 CHP의 이마모글루 후보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AKP는 앙카라에서 패배했지만 전체 득표율 기준으로는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터키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전체 지방선거(개표율 98.8%)에서 AKP 연합은 51.7%의 득표율을 얻었으며 CHP 연합은 37.5%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AKP는 '민족주의행동당(MHP)'과 CHP는 '좋은당(IYI)'과 각각 연대를 구성했다. 친(親)구르드계인 '인민민주당'(HDP)은 4.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스탄불에서의 패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규정을 손 대지 않고 강력한 경제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며 2023년 6월 총선까지 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