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한, ‘다스 소송비 사건’ 핵심 인물…현재 미국 체류 중
이학수 “대선 때 김석한으로부터 다스 소송비 요구 받았다”
재판부, 변호인 측에 김석한 출석 의사 확인 요청‥
“김백준이 재판에 출석해 증언해 줄 것으로 기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삼성그룹에 다스(DAS) 미국 소송비를 직접 요청하고 수수한 김석한 변호사가 3일 열린 이명박(78) 전 대통령 재판에 불출석했다. 미국계 한국인인 김 변호사는 현재 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17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당초 이날 김 변호사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지만 김 변호사가 불출석함에 따라 이뤄지지 못했다.
김 변호사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임을 입증할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사건의 핵심인물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 소송비를 건넨 이학수(73)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검찰 수사 때부터 김 변호사가 자신에게 소송비 대납을 요청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2007년에 김 변호사가 제게 찾아와서 본인이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법률 비용이 들어가니 삼성에서 좀 내줬으면 하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이듬해 9월에 김 변호사가 한국에 와서 본인이 청와대를 갔다 왔다면서 ‘이 전 대통령과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소송비 지원을) 고맙게 생각하고, 계속 좀 그렇게 해달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했다”며 “(이를 들은 이건희 회장이) ‘그쪽에서 그렇게 하라면 그러지 뭐’ 정도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03 leehs@newspim.com |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변호사가 돈을 받았을 뿐 관여한 바 없다며 김 변호사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반드시 증인신문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김 변호사가 에이킨검프의 계좌를 차명계좌처럼 이용했다는데 그게 가능한지 근본적 의문”이라며 “검찰은 에이킨검프에 대해 수사협조도 하지 않았고 김 변호사도 조사하지 않았는데 뇌물 액수가 60억원이 넘는 사건을 기소하면서 어떻게 돈 받은 사람을 조사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삼성 뇌물사건은 피고인이 직접 뇌물 수수한 사건으로, 원심에서는 다스 미국소송 관련 청와대 문건과 에이킨검프의 외교컨설팅 문건, 삼성의 외화송금문건 등 여러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를 입증했다”며 “김 변호사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당시 김 변호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으나 이를 실제로 집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국적인 김 변호사는 검찰 수사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1월 3일자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입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몇 가지 조치를 한 게 있는데, 공개 법정에서 말하는 것 대신 서면으로 정리해서 제출하겠다”며 “변호인 측이 말하는 것처럼 김 변호사를 부르는 게 검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피하는 건 아니다. 수사단계에서부터 필요한 조치는 해왔고 이미 확보된 증거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변호사의 출석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출석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것을 변호인 측에 주문했다.
재판부는 오는 5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또 10일 김백준 전 기획관에 대해서도 증인 신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김백준이 공인이었기 때문에 이 재판에 출석해 증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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