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기강(손호준)은 순옥(김해숙)의 사고뭉치 아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섬마을 제일가는 깡다구로 크고 작은 사고를 쳤던 그는 헛된 기대와 객기로 집을 나간다. 도시로 간 그는 뒷골목을 전전하고, 급기야 범죄자로 전락해 사형선고를 받는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로 자포자기한 기강을 일으킨 건 한 통의 편지. 발신자는 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온 어머니다.
영화 '크게 될 놈' 스틸 [사진=㈜영화사 오원] |
영화 ‘크게 될 놈’은 세상에서 가장 멀고도 가깝다는 부모자식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를 끌고 가는 감정은 어머니의 사랑, 모성애. 눈치챘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울 만한 건 없다. 소재도 서사도 캐릭터도 신선하거나 흥미롭지 않다. 오히려 전형적이고 올드하다. 수없이 봐왔던 사건과 감정이 낯익은 캐릭터들을 통해 펼쳐진다.
이를 극복하는 건 배우들의 노련함이다. ‘국민 엄마’ 김해숙은 이번에도 가슴 절절한 연기로 관객들을 울린다. 그의 눈빛 하나 손짓 하나는 세상 모든 아들, 딸들을 위로하고 토닥인다. 손호준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그는 드라마틱한 기강의 삶을 섬세한 연기로 완성한다. 이외에도 박원상, 김성균, 안세하, 이원종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빤한 이야기에 깊이를 만들어낸다.
범죄를 미화했다는 점은 아쉽다. 대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주인공의 죄는 ‘억울함’에 기반한다. 예컨대 사람을 죽였지만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거나 돈 없고 빽이 없어 누명을 쓴 식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기강은 다르다. 모성애로 덮을 만큼 그의 죄가 가볍지는 않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다. 오는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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