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자금난에 쪼들리던 인도 대형 항공사 제트에어웨이가 결국 비상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18일(현지시간) 모든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CNN 등 언론에 따르면, 제트에어웨이는 이날 “채권단으로부터 비상 운영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운항에 필수적인 연료비 대금 등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8일 0시 20분 뭄바이 국제공항에 착륙한 S2 3502 항공편을 마지막으로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인도 뭄바이 제트에어웨이 본사 창문으로 직원들이 포착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제트에어웨이는 10억달러(약 1조1370억원)가 넘는 빚에 허덕이며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최근 수개월 간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 벌써부터 파산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사측은 항공편 운항 중단이 임시 조치라고 밝혔으나, 자금을 구하지 못해 2만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CNN은 제트에어웨이의 운항 중단은 비용절감 압력과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고전하는 인도 항공업계에 큰 충격이며, 청년 실업률을 낮추지 못한다며 야당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재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제트에어웨이는 1992년 인도 재벌 나레시 고얄이 설립해, 2018년에는 인도 항공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최고 자리를 놓고 겨루는 항공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저가 항공사들과의 비용 절감 경쟁에 직면한 데다 유가 상승과 인도 루피화의 급격한 변동성까지 겹쳐 재정난이 악화됐다.
고얄 회장은 지난 3월 말 2억1800만달러(약 2479억원)의 구제지원 조건으로 경영권을 채권단인 은행에게 넘겨주고 사임했으나, 구제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도 국영은행 SBI 등 채권단은 제트에어웨이 지분 75%를 인수할 민간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제트에어웨이 지분 24%를 인수한 아랍에미리트의 국영항공사 에티하드가 잠재적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으나, 에티하드도 지난 3년 간 약 49억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재정 상황이 양호하지 않다.
인도 항공업계는 전반적으로 암울한 실정이다. 인도 국영 에어인디아는 지난해 민영화가 실패로 돌아간 후 수십억달러의 혈세를 투입한 후에야 회생한 바 있다.
인도 뭄바이 제트에어웨이 본사 앞에 모인 직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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